채권단, STX 살리기 나서나…선수금보증만 5.1조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3.04.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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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등 8개 금융기관 1차 회의 열고 자율협약 논의…"쓰러지기 전에 공동지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TX조선해양 (0원 %)의 채권 금융기관들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주요 채권금융기관들은 이날 1차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열었다. 전날 STX조선해양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자율협약에 의한 채권금융기관 공동 관리를 신청했다.



이날 회의는 산업은행 외에 농협, 수출입, 우리, 외환, 신한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무역보험공사 등 모두 8개 금융기관이 참석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융기관을 상대로 STX의 재무구조와 유동성 상황 등을 설명했다. 신상호 STX조선해양 사장도 참석해 지원을 호소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자체 유동성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개별 은행의 지원으로는 자금 공급이 정상화될 수 없어 채권단의 공동 지원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채권단 회의에서는 자율협약 제정을 위한 동의 여부가 안건으로 올랐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말 그대로 '자율적' 협약으로서 어느 한 금융기관이라도 빠지면 성사되기 어렵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75% 이상 채권단의 동의만 있으면 가능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달리 모든 금융기관들이 지원방안에 합의해야 한다. 자율협약이 이뤄지면 일괄 만기연장, 기존 여신 비율에 따른 공동 추가 자금지원 등이 추진된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경우 조선업의 특성상 워크아웃에 들어가기가 힘든 만큼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가닥을 잡았다. 조선업은 여신 중 선수금환급보증(RG) 규모가 큰데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여기에 문제가 생긴다. 선수금환급보증이란 발주처로부터 선수금을 받은 조선사가 배를 인도하기 전 망할 경우에 대비해 금융기관이 지급보증을 서는 것이다. 해외 발주처는 워크아웃 절차가 시작되면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로 간주해 선수금환급을 요구한다.

지난해 말 기준 STX조선해양의 RG규모는 5조1000억원 정도다. 연내 갚아야 할 전체 유동부채는 11조143억원에 달한다. 이중 단기차입금은 2조2623억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STX그룹은 금융권 여신규모가 커 잘못될 경우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며 "신속히 공동 지원을 해 살려야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채권금융기관 내의 합의가 끝나는 대로 자율협약을 맺고 구체적 지원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 STX 서울 본사 전경. 머니투데이 자료사진.↑ STX 서울 본사 전경. 머니투데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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