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주요 채권금융기관들은 이날 1차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열었다. 전날 STX조선해양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자율협약에 의한 채권금융기관 공동 관리를 신청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자체 유동성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개별 은행의 지원으로는 자금 공급이 정상화될 수 없어 채권단의 공동 지원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채권단 회의에서는 자율협약 제정을 위한 동의 여부가 안건으로 올랐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경우 조선업의 특성상 워크아웃에 들어가기가 힘든 만큼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가닥을 잡았다. 조선업은 여신 중 선수금환급보증(RG) 규모가 큰데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여기에 문제가 생긴다. 선수금환급보증이란 발주처로부터 선수금을 받은 조선사가 배를 인도하기 전 망할 경우에 대비해 금융기관이 지급보증을 서는 것이다. 해외 발주처는 워크아웃 절차가 시작되면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로 간주해 선수금환급을 요구한다.
지난해 말 기준 STX조선해양의 RG규모는 5조1000억원 정도다. 연내 갚아야 할 전체 유동부채는 11조143억원에 달한다. 이중 단기차입금은 2조262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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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권 관계자는 "STX그룹은 금융권 여신규모가 커 잘못될 경우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며 "신속히 공동 지원을 해 살려야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채권금융기관 내의 합의가 끝나는 대로 자율협약을 맺고 구체적 지원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 STX 서울 본사 전경. 머니투데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