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건너면 "4000만원 더", 시범단지 뭐길래

머니투데이 김포(경기)=송학주 기자 2013.03.1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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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단지는 가장 좋은 위치와 값싼 분양가로 '흥행몰이'···단지에 따라 40% 가격차

↑김포한강신도시 초입 공사현장 옆에 아파트 분양광고가 붙어 있다.ⓒ송학주기자↑김포한강신도시 초입 공사현장 옆에 아파트 분양광고가 붙어 있다.ⓒ송학주기자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고창마을 '제일풍경채' 84.97㎡(이하 전용면적)의 현 시세는 2억5000만~2억7000만원. 같은 고창마을 '자연앤어울림' 84.85㎡ 시세는 2억2000만~2억3000만원. 두 단지의 시세가 이같이 차이나는 원인은 시범단지에 속하느냐 여부다.

수도권 신도시 내 '시범단지'가 비시범단지에 비해 청약경쟁률이 높고 시세도 높게 형성되는 등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김포시 장기동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 앞에 매물 광고가 빼곡히 붙어 있다.ⓒ송학주기자↑김포시 장기동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 앞에 매물 광고가 빼곡히 붙어 있다.ⓒ송학주기자
13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06년 3월 분양이 시작된 김포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제일풍경채, 신영지웰 등 시범단지의 현재 3.3㎡당 시세는 812만원이다. 반면 같은 지역 비시범단지의 경우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더 우위에 있음에도 시세는 3.3㎡당 736만원으로 9.4%가량 싸다.

김포시 장기동 인근 K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장기동 일대는 모두 개발돼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 있지만 예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다"며 "시범단지가 가장 먼저 들어선 만큼 입지가 좋다보니 인기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먼저 시범단지에 들어선 반도유보라 101.87㎡의 경우 2009년에는 4억원 이상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인근에 더 크고 좋은 아파트가 들어서다보니 가격이 많이 내려 3억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택지개발지구에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송학주기자↑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택지개발지구에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송학주기자
◇동탄신도시도 시범단지가 '인기 짱'
 새롭게 떠오르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지난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 분양에 나선 동탄2신도시 3차 합동분양의 경우 청약성적이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1·2차 합동분양에선 대부분 단지가 순위 내 청약이 마감된 데 비해 3차의 경우 대거 미달사태가 벌어지는 등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가장 큰 이유는 시범단지 포함 여부라는 분석이다. 시범단지의 경우 KTX(고속철도)·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광역버스 등 복합환승센터 동탄역을 가장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고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 복합문화단지, 센트럴파크(근린공원) 등이 맞붙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개 건설기업이 참여한 지난해 8월 1차 동시분양에서도 시범단지와 비시범단지간 청약경쟁률의 양극화가 나타났다.

시범단지에 해당하는 우남건설과 호반건설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 반면 비시범단지에서 분양한 KCC건설과 모아종합건설은 2순위마저 미달된 바 있다.

현재 입주해 살고 있는 동탄1신도시에서도 시범단지와 비시범단지의 가격 차이는 분명했다. KB국민은행 아파트 시세를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동탄1신도시 시범단지의 평균 아파트 매매값은 3.3㎡당 1120만원, 비시범단지는 1061만원으로 시범단지 아파트가격이 5.5%가량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동탄1신도시 '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의 경우 2004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3.3㎡당 728만원선이었으나 현재는 1147만원에 형성돼 있다.

◇시범단지는 가장 좋은 위치와 값싼 분양가로 '흥행몰이' 첨병
 시범단지가 좋다는 점은 1기 신도시인 분당도 해당된다. 분당신도시 서현동 시범단지의 평균 아파트 매매값은 3.3㎡당 1598만원이다. 반면 같은 지역 효자촌 단지는 3.3㎡당 1359만원으로 시범단지가 17.5%나 비싸다.

성남시 서현동 '시범삼성한신' 84.69㎡는 5억2000만~5억7000만원선에 형성된 반면 '효자촌미래타운' 101.94㎡는 4억8000만~4억9000만원선이다. 공급면적 기준으로 3.3㎡당 1705만원과 1236만원으로 38%나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이처럼 시범단지가 인기가 좋은 이유는 신도시 내에서도 가장 위치가 좋은 데다 각종 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란 의견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전체 신도시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범단지는 입지적으로 가장 좋은 곳인 데다 분양가도 저렴하게 공급되기 때문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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