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에서 수치 의원을 만나 이 같이 밝히고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고 국민을 가족 삼아 사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며 여성 정치 지도자로서의 삶에 공감을 표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과 버마는 물론이고 더 자유롭고 행복한 세계와 아시아를 만들기 위해서 함께 힘을 합해 노력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당선인은 "버마의 민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을 비롯해 서방의 여러 나라와 다각적으로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제가 의미 있게 보아 왔다"며 "한국도 버마 상황의 개선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동참해 왔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또 "제가 여사님 생신 때 영국 대사관에서 개설한 사이트에 편지를 올렸는데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다"고 묻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 2009년 수치 의원의 가택 연금 당시, "비록 이번에 홀로 생일을 맞아야 하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글을 이 사이트에 남겼다. 이에 수치 의원은 "당시에 저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었지만, 말씀은 들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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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당선인은 이날 수치 의원과의 만남에서 현재 국제사회에서 인정하는 국호인 미얀마 대신 '버마'라는 명칭을 줄곧 사용했다. 버마는 지난 1989년 군사 정권이 들어선 이후 '영국 식민지 시대의 잔재 청산'을 이유로 미얀마로 국호를 변경했다.
반면 미국과 서방국가, 미얀마의 민주화 진영은 군사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버마라는 명칭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11년 미얀마에 민선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호는 예민한 외교 문제가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미얀마를 방문했을 당시 미얀마와 버마를 번갈아 사용해 눈길을 끈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