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년에도 '외화내빈'...수입차 강세도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2.12.0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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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진단 2012 전망 2013 : 3.자동차]

편집자주 올 한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전세계 산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속에서도 오히려 빛을 발한 곳이 있는가 하면, 좀처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고 어려움에 처한 곳들도 적지 않았다. 임진년 한해 산업전반의 이슈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계사년의 관전 포인트를 총정리한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내수부진 속 수입차 강세’다.

해외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중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맥을 못 췄다.

반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폭스바겐, 토요타 등 수입차 브랜드는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같은 기조는 내년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2012 자동차시장 5대 뉴스

1. 자동차 내수시장 마이너스 성장



올 1~11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는 126만7497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3만5653대에 비해 5.1%가 감소했다.

개별업체별로 보면 현대차 (244,000원 ▼3,000 -1.21%)가 60만4671대로 3.3% 줄었고, 기아차 (112,700원 ▼2,000 -1.74%)는 43만5546대로 2.8%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5만3521대 46.7% 급감했다.
전년 판매가 부진했던 한국GM과 쌍용자동차는 각각 13만1424대, 4만2335대로 각각 3.4%. 20.4%의 증가율을 보였다.

연초부터 내수판매가 저조함에 따라 정부는 지난 9월 개별소비세 인하까지 꺼내 들었고 11월에 접어들면서 이같은 부양효과로 판매가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전년 수준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 수입차 점유율 10% 돌파..어디까지 가나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1월 수입차 판매(신규등록)이 10월보다 3.8% 증가한 1만2470대였다. 이는 전년 동월대비 35.1% 증가한 수치다. 1~11월 누적 기준으로는 12만1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7158대 보다 23.7% 급증했다.

수입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10만대를 넘어섰다. 버스, 트럭 등을 제외한 승용차 부문의 수입차 점유율도 올 들어 10%를 넘겼고 얼마나 늘어날지가 관심사다.

특히 수입차는 배기량 3000cc 이상 고급차 시장의 33% 이상을 잠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각 수입차 브랜드는 2000cc 미만 시장에서도 점차 판매를 늘려가며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가속화했다.

3. 현대기아차, 연비과장 불구 글로벌 판매 사상최대

현대기아차는 내수에서 고전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펄펄 날았다. 국내외를 포함한 현대차의 1~11월 글로벌 판매는 401만792대로 9.0% 증가했고 기아차 역시 249만9417대로 8.2% 늘어 사상 최고였다.

지난달 초 미국에서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싼타페 등의 연비과장 문제가 불거졌지만 같은 달 미국 판매대수는 역대 11월 기준 최대였다. 3교대로 풀가동을 해도 재고가 부족할 정도여서 올 미국 판매목표 120만900대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도 현대차 3공장 가동으로 목표치 125만대를 넘어선 130만대를 넘보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 브라질 등에서도 사상최대 행진을 이어가 700만대 목표 달성이 무난하다.

4. 르노삼성-쌍용, 회생 '빛'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올해 자동차 시장의 뜨거운 이슈였다. 르노삼성은 SM5를 앞세워 2010년까지만 해도 내수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었다.

그러나 2010년 매출 5조1678억원을 기록한 뒤 1년 6개월만인 지난 6월 내수 판매가 쌍용차에도 뒤졌다. 점유율은 4%대로 내려 앉았다. 11월 SM5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며 재기에 시동을 걸었다.

과거 법정관리까지 갔던 쌍용차 (5,870원 ▼30 -0.51%)는 턴어라운드의 길을 차근히 밟았다.

내수시장이 역성장하는 가운데 코란도C, 코란도스포츠, 렉스턴W 등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으며 두자릿수가 넘는 판매증가율을 보였고 인도, 러시아, 중국 등에서 수출기회를 잡아 활로를 열었다.

5. 4년만의 파업 그리고 명예퇴직

3년 동안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해 왔던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4년 만에 노조가 파업을 벌였고 현대차는 5만5810대, 기아차는 5만2580대 등이 생산차질을 빚었다. 한국GM 역시 사상 처음으로 사무직 노조까지 가세하는 파업을 벌였다.

노조가 파업으로 권리를 찾는 한편으로 명예퇴직에 내몰린 이들도 있었다. 르노삼성은 판매가 급격히 줄면서 5500명의 정규직 중 14%인 800여명을 명예퇴직이란 명목으로 회사 밖으로 내보냈다.

한국GM 역시 상반기 부장급 이상 임직원 1000여명 중 130여명을 희망퇴직으로 떠나 보냈고 지난달 20일 사무직 5000명을 대상으로 2차 희망퇴직을 받고 있어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 내년 내수도 암울...수입차 강세는 지속될 듯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도 국내 시장은 여전히 ‘내수부진’과 ‘수입차 강세’라는 키워드가 유효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부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내년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3.4% 증가한 8080만대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내수시장은 올해보다 1.0% 감소하고 수입차 판매는 3.9%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경제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연말 자동차 시장을 떠받쳤던 개소세 인하 효과가 사라져 내수 전망은 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반면 수입차의 경우 BMW 1시리즈, 벤츠 A클래스 등 프리미엄 소형차에 폭스바겐의 7세대 골프가 가세한다. 여기다 토요타,닛산,혼다 등 일본차 빅3의 중형차 모델 판매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주간2교대제 시행 등 제도적 변화와 함께 수입차에 맞서 시장을 수성하는 형국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대차 브라질 공장과 중국3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내년도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한국GM은 물량이전 문제가,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턴어라운드 여부가 계속 세간의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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