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숨 멎게한 라흐마니노프의 다섯 손가락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2.12.0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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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 성황... 송원진 송세진 박정원 정의근 협연

↑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작품 43'을 협연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작품 43'을 협연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폭풍이 휘몰아치는 듯 파워풀한 연주는 광활한 러시아 대륙을 떠올리게 했다. 숨 막히는 테크닉과 섬세한 감성이 실린 터치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놀라운 속도감과 세밀하고 정확한 리듬감, 최고도의 기교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작품 43'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송세진.



유난히 하늘이 청명했던 지난 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무대에서 송세진은 지휘자 여자경이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 카리스마 넘치는 표현력으로 건반 위를 휘몰아치며 러시아적 감수성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연주한 피아니스트 송세진. ⓒ이동훈 기자 photoguy@↑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연주한 피아니스트 송세진. ⓒ이동훈 기자 photoguy@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을 수석졸업하고 러시아 국민악파 연구로 박사학위까지 딴 지성파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연주한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 만년의 걸작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피아노의 현란한 터치와 눈부신 기교가 일품인 작품이다.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통 계승자라는 별칭답게 송세진은 꿈같은 로맨틱함과 악마적인 화려함을 오가며 때로는 놀랍도록 부드럽게, 때로는 질풍같은 타건으로 라흐마니노프의 현란한 색채와 기교를 거뜬히 소화하며 눈부신 광채를 뿜어냈다.

↑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이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을 연주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이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을 연주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1부의 또 다른 협연자는 송세진의 언니이기도 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 이었다. 그는 스페인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사라사테 '지고이네르바이젠'(집시의 노래)을 드라마틱한 테크닉과 놀라운 절제미로 연주해 내 객석의 심금을 울렸다. 화려한 기교 뒤에 사색적 진지함을 던져준 깊이 있는 해석은 객석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송원진의 강렬한 테크닉은 '바이올린에서 이토록 깊고 다채로운 음색이 나올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애끓듯 절절한 바이올린 선율에서 때로는 첼로의 굵직하고 중후한 느낌이 전해졌고, 오케스트라의 웅장함과 화려함마저 들리는 듯 했다.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하는 현란한 손놀림과 박력 있는 활 쓰기, 불꽃 튀는 테크닉을 통해 집시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앙코르 곡 '반달'을 함께 연주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앙코르 곡 '반달'을 함께 연주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러시아에서 17년간 유학하며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을 졸업한 이 두자매는 러시아 스페셜리스트답게 놀라운 재능과 여성임을 의심케 하는 파워풀한 연주로 러시아 음악의 진수를 보여줬다. 두 자매는 객석의 앙코르 요청에 송세진이 직접 편곡한 우리동요 '반달'(윤극영 작사·작곡)을 선보여 또한번 큰 환호를 받았다.

이어 요한스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오페레타 '박쥐'의 서곡으로 활기차게 시작된 2부는 고혹적인 목소리를 지닌 성악가들의 오페라 아리아로 가득 채워졌다. 고음역대를 시원하고 안정감 있게 소화하며 한국의 프리마돈나로 불리는 소프라노 박정원과 깊고 드라마틱한 음색의 테너 정의근이 선보인 무대는 마치 오페라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비롯해 오페라 '미소의 나라'의 아리아 '그대는 나의 모든 것', '카르멘' 중 '어머니의 안부를 말해주오' 등 우리 귀에 익숙하면서도 매력적인 노래가 객석을 감쌌다.

청중은 감미로운 노래를 선사한 두 성악가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두 사람은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주말 오후,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1500여 관객은 뜨거운 클래식 음악의 열기와 함께 추위도 잊은 채 행복한 표정이었다.

↑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소프라노 박정원(오른쪽), 테너 정의근이 청중들에게 오페라 아리아를 선사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소프라노 박정원(오른쪽), 테너 정의근이 청중들에게 오페라 아리아를 선사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는 지휘자 여자경이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소프라노 박정원, 테너 정의근,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협연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희망 사랑 나눔 콘서트'는 지휘자 여자경이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소프라노 박정원, 테너 정의근,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협연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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