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원 갤스3' 팔땐 좋았는데…이통사 '곡소리'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2.10.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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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실적 두자릿수 급감…보조금 등 마케팅비 40%↑

'17만원 갤스3' 팔땐 좋았는데…이통사 '곡소리'


이동통신사들의 3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을 훨씬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통신비 인하 등으로 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7월초부터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으로 크게 늘어난 마케팅 비용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4일 증권업계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51,800원 ▼200 -0.38%), KT (37,250원 ▼450 -1.19%), LG유플러스 (9,910원 ▼20 -0.20%) 등 이통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KB투자증권은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이 29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7%, 전분기 대비 22.2%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4700억원 수준은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3분기가 끝난 뒤 눈높이가 크게 낮아진 것.

KT는 영업이익이 32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6%, 전분기 대비 13.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고 LG유플러스도 영업이익이 92.1%나 감소한 75억원으로 추정됐다.



동양증권도 SK텔레콤과 KT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1.9%, 33.9% 줄어든 것으로 예상했다.

KTB투자증권은 KT의 영업이익이 26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8% 급감한 것으로 추정했다.

3G(3세대) 보다 ARPU(1인당 평균매출)가 높은 LTE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보조금 등 마케팅비용이 크게 늘어 ARPU 상승효과가 희석됐기 때문이다.


이통3사가 3분기에 가입자 유치를 위해 사용한 광고·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은 업체별로 전년동기대비 40% 안팎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7월초에는 갤럭시S3 대기수요와 SK텔레콤의 갤럭시S 약정만료가 겹치면서 마케팅이 과열됐고, 8월말에서 9월중순까지는 KT가 본격적으로 LTE전국망을 구축하고 가입자 목표를 맞추는 과정에서 경쟁이 격화됐다"며 "LTE 시장을 중심으로 3사의 점유율 확보 의지가 워낙 강해 한 사업자가 보조금을 높이면 타 사업자도 적극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9월 초 '갤럭시S3'는 이통3사의 보조금 경쟁으로 출시 100여일만에 17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4분기 경쟁 강도도 쉽게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5, 옵티머스G, 갤럭시노트2 등 주요 제조사의 대표모델들이 쏟아지면서 사업자간 가입자 뺏기와 기기변경 등을 통한 방어전이 더욱 치열해져 많은 비용을 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각 통신사들은 당초 올해 연간 영업이익 목표(가이던스)를 지난해 수준으로 잡았지만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달성하기 어렵다.

이지연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TE 확산기에 통신사들이 ARPU 상승을 위해 고수익 가입자를 유치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경쟁강도 완화를 기대하긴 이르다"며 "LTE 초기엔 망 범위(커버리지) 등 업체마다 서비스에 차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격차가 희미해진 만큼 고가의 LTE 단말기를 대중화시키려면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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