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개발 대주주 갈등에 또 '좌초위기'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전병윤 기자 2012.09.1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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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17일 이사회 열어 롯데관광개발 1대주주 지분 양도 요구 예정

 총 예정 사업비 31조원 규모의 서울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자금조달을 놓고 대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부터 1조원 유상증자, 2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 자본금 증액안 등을 놓고 번번이 갈등을 빚더니 이번에는 코레일이 롯데관광개발에 용산역세권개발㈜ 1대주주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등 첨예한 대립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16일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하 드림허브) 등에 따르면 코레일은 이달 17일 오후로 잡혀있는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삼성물산이 갖고 있던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를 롯데관광개발로부터 넘겨받는 안을 상정키로 했다.

 당초 용산역세권개발은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롯데관광개발 (9,590원 ▼120 -1.24%), 코레일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었지만 삼성물산이 대주주들이 요구한 지급보증을 거부하자 지분 45%를 롯데관광개발에 넘기고 사업에서 손을 땠다.



 이후 삼성물산은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연계해 CB를 발행할 때 지급보증을 조건으로 CB 발행에 참여해 시공권만 확보한 상태다.

 코레일이 롯데관광개발에 용산역세권개발의 삼성물산 지분을 넘길 것을 요구하는 이유는 롯데관광개발이 자금조달과 관련 주주들이 책임지는 주주배정 방식보다는 시공권을 연계한 CB 발행과 외부투자자 유치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

 코레일은 용산역세권개발의 주도권을 넘겨받아 선 자금 조달, 후 개발 착수로 사업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 자금조달 추세를 보면 결국 드림허브 최대주주인 코레일의 희생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랜드마크빌딩 선매입과 토지대금 납부 완화 등 지난해 희생만으로도 대주주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관광개발이 자금조달에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1대주주의 역할을 넘기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앞서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은 자금조달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우선 코레일이 지난 6월 주주들의 책임 강화를 위해 1조원 유상증자를 제안했다가 롯데관광개발을 중심으로 한 다른 대주주들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

 CB 2500억원 발행을 놓고 코레일은 주주가 책임지는 주주배정 방식을 강력 요구했지만 롯데관광개발은 시공권과 연계해 외부투자자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내세웠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코레일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주주들이 시공권 연계 CB 발행을 지지하고 있어 갈등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드림허브 주주총회에서는 외투투자자로부터 1조6000억원을 유치해 현 1조4000억원인 자본금을 3조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이 상정됐지만 이마저도 부결됐다. 롯데관광개발 등이 외부투자자 증가에 따른 지분 감소와 발언권 약화를 우려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이 롯데관광개발에 삼성물산 지분을 넘기도록 요구하는 것은 법적 다툼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롯데관광개발이 넘겨받은 삼성물산 지분 소유권을 코레일이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다.

 코레일 관계자는 "롯데관광개발이 삼성물산으로부터 건네받은 지분 45%는 나중에 사업을 이끌만한 곳이 나타나면 양도하도록 돼 있고 그 대상에 코레일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와 관련해선 롯데관광개발의 해석상 차이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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