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50만명 이동, 신도림역 갔더니 '자동환승'? 헉!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8.2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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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미래를 묻는다<4-1>]OECD 최저수준 'SOC 인프라' 확충 시급

日 50만명 이동, 신도림역 갔더니 '자동환승'? 헉!



[글싣는 순서]
⑴해외시장으로 등떠밀리는 건설사들
⑵해외시장 '정부·新동력' 있어야 롱런
⑶국내시장 '건설투자 축소'에 직격탄
⑷경제성장 못 따라가는 'SOC인프라'
⑸'레드오션' 공공시장에 몰락한 건설사
⑹'천덕꾸러기 된 주택사업 새 기회 없나
⑺건설산업 살리는 '구조조정'이 답이다
⑻'부실 늪' 부동산PF 대안을 찾아라



- 무역 규모 세계 7위·도로 연장 세계 28위
- 재해예방 예산 4조6천억, 전체 1.4%불과
- 생활밀착형 인프라 투자는 국민 기본권




↑서울지하철 1,2호선이 교차하는 하루 환승인원 36만명의 국내 최대 환승역인 신도림역은 '지옥철'의 대명사로 꼽힌다. ⓒ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서울지하철 1,2호선이 교차하는 하루 환승인원 36만명의 국내 최대 환승역인 신도림역은 '지옥철'의 대명사로 꼽힌다. ⓒ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
 #하루 환승인원 36만명, 승·하차인원 12만명. 하루 이용객이 50만명에 육박하는 신도림역은 서울지하철 1·2호선이 교차하는 국내 최대 환승역이다. 좌우로 철로가 지나가는 섬식승강장으로 폭이 좁은 데다 특정 계단으로 승객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지옥철'의 대명사로 꼽힌다.

 특히 하루 이용객의 10% 이상이 몰리는 출근시간대에는 2호선 방면으로 향하는 인파에 휩쓸려 본인도 모르게 2호선 승강장에 도착하는, 이른바 '자동환승'을 경험하게 된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신도림역을 비롯해 혼잡도가 높은 7개 역사에 대한 구조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신림경전철 등 교통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거리. 올해도 시간당 60㎜ 넘는 집중호우로 침수됐다.  ⓒ사진=이기범 기자↑지난해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거리. 올해도 시간당 60㎜ 넘는 집중호우로 침수됐다. ⓒ사진=이기범 기자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가 시간당 60㎜ 넘는 집중호우로 침수됐다.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강남역 주변은 2001, 2006년에 이어 2010년과 2011년에도 물에 잠겼다.

 인근 논현동이나 역삼동보다 고도가 17m 이상 낮지만 침수방지시설은 시간당 30㎜ 강우를 버틸 수 있을 뿐이다. 서울시는 올 들어 이 일대에 빗물받이 22개를 새로 만들고 병목구간 하수관거도 262m 확장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전문가들은 지하 30~40m 깊이에 터널을 만들어 빗물을 한강 등으로 바로 내보내는 대심도터널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대외무역규모 7위, 무역흑자 10위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교통·방재 관련 SOC(사회간접자본) 인프라 현실은 우울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도로 보급률은 17위, 철도 보급률은 18위에 그친 게 이를 대변한다.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SOC분야별 적정투자규모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도로밀도는 OECD국가 중 16위, 인구와 면적을 고려한 국토계수 기준 도로연장은 28위에 그쳤다. 철도밀도 16위, 철도연장 22위로 역시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2010년 국토계수당 도로연장은 1.52㎞였지만 일본은 2만달러를 돌파한 1987년에 이미 5.12㎞, 영국은 역시 2만달러를 넘어선 1990년에 4.55㎞에 달했다. 이처럼 부족한 SOC인프라는 사회적비용을 추가로 발생시킨다.

日 50만명 이동, 신도림역 갔더니 '자동환승'? 헉!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단위물류비는 2004년 톤당 50.745원이었지만 2008년엔 63.031원으로 24.2% 급증했다. 교통혼잡비용은 2004년 23조1000억원에서 2008년 26조9000억원으로 16.5% 증가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불편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 도시철도 혼잡도는 9호선 201%, 2호선 196%, 1호선 144% 등 대부분 구간이 140%를 넘었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통근시간도 일본보다 25% 더 긴 것으로 분석됐다.

日 50만명 이동, 신도림역 갔더니 '자동환승'? 헉!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매년 2조70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하지만 방재예산 부족으로 인프라 확충은 여전히 더디다. 정부는 올 예산 중 침수피해 등 재해예방 예산으로 4조6000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2011년 대비 21%가량 늘어난 수치지만 전체 예산 326조원의 1.4%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재인프라 외에 여전히 가스, 상하수도, 전력, 통신, 난방 등 생활밀착형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중교통 인프라나 재난방지시설 확충 등 국민들의 생활편익과 직결되는 투자는 정치적 판단을 떠나 국민의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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