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은 좁아…세계 건설시장 뚫는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2.08.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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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미래를 묻는다 <2-2>]수주시장·상품 다변화 본격화

중동은 좁아…세계 건설시장 뚫는다



[글싣는 순서]
⑴해외시장으로 등떠밀리는 건설사들
⑵해외시장 '정부·新동력' 있어야 롱런
⑶국내시장 '건설투자 축소'에 직격탄
⑷경제성장 못 따라가는 'SOC인프라'
⑸'레드오션' 공공시장에 몰락한 건설사
⑹'천덕꾸러기 된 주택사업 새 기회 없나
⑺건설산업 살리는 '구조조정'이 답이다
⑻'부실 늪' 부동산PF 대안을 찾아라



- 중동국가 의존도 높고 공사도 석유화학 플랜트 위주
- 亞·중남미등서 정유공장·하천복원공사 다각화 노력
- 정부부처+기업 패키지 진출 '해외개발公' 설립 필요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중인 인도 구자라티주 다헤즈 경제특구 OPaL DFCU&AU 프로젝트 전경. ⓒ사진제공=삼성엔지니어링.↑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중인 인도 구자라티주 다헤즈 경제특구 OPaL DFCU&AU 프로젝트 전경. ⓒ사진제공=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프쇼어(해상플랫폼)입찰에 참여했다. 10억달러 내외로 추정되는 이 공사를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한다면 국내건설사 중 최초의 쾌거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상품다변화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수주를 추진해온 이 공사의 시공사는 올 11월쯤 결정되며 좁은 해상플랫폼에 플랜트를 정밀시공하는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공사인 만큼 상징성이 크다. 현재 육상유전 고갈로 해상유전이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오프쇼어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30억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라크루스 정유공장 확장 및 설비개선 공사를 수주해 베네수엘라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코트디부아르의 발전소 증설공사를 수주, 아프리카 건설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고 올 2월에는 콜롬비아 베요 하수처리장 공사를 따내며 중남미 건설시장 재진출에도 성공했다. 최대 재건시장인 이라크 건설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해외건설시장 진출 확대라는 전사적 목표에 맞춰 수주시장과 상품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공사발주가 꾸준히 이어진 중동 산유국 중심의 높은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아프리카 등으로 수주지역을 다변화하고 공사 종류도 석유화학 플랜트에서 탈피해 해상유전과 산업플랜트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주실적을 분석해보면 시장다변화 필요성이 한눈에 보인다.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에서 따낸 전체 공사 가운데 중동국가 비중은 △2007년 이전 58% △2008년 57% △2009년 72% △2010년 66% △2011년 50%로 모두 50%를 상회한다. 최근 글로별 경기침체로 중동 발주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달 현재 60%로 다시 높아졌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가가 하락해 중동 산유국들의 발주마저 줄어든다면 국내건설사들에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어 시장다변화는 필수"라고 지적했다.


중동은 좁아…세계 건설시장 뚫는다
 실제 △삼성물산은 호주·터키·캐나다 △대림산업은 베트남·자메이카 △GS건설은 베네주엘라·터키·카자흐스탄 등에서 계약협상과 수주활동을 진행하는 등 건설업체들은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권오식 현대건설 해외영업본부장은 "각 건설사가 지난해부터 아프리카, 중남미, 미개척국가 등으로 수주시장 다변화를 중점 추진해왔고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다변화도 건설사들엔 현안이다. 현대건설이 따낸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라크루스 정유공장은 석유화학분야에 비해 진출이 적었던 플랜트로 앞으로 이라크와 쿠웨이트 정유공장 공사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중동은 좁아…세계 건설시장 뚫는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6월 수주한 UAE 카본블랙&딜레이드 코커(CBDC) 플랜트는 정제기술 발달로 중질유를 재가공해 석유 회수율을 높이는 플랜트가 늘어나고 있어 상품다각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알제리에서 죽음의 강으로 불리는 엘하라쉬강 하천복원사업을 수주하며 해외 환경사업 본격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우리나라 하천복원기술로 국내기업이 해외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가 노하우와 강점을 보유한 신도시 건설사업을 수출할 '해외개발공사' 설립도 본격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개발공사는 △기획재정부 EDCF(경제협력기금) 지원 △외교통상부 ODA(공적개발원조) 지원 △국토해양부 도시 수출 △지식경제부 전력·자원 개발 △농림수산식품부 농업 개발 등으로 분산돼 있는 개발지원 기능을 하나로 모아 민간기업의 해외개발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해외개발에 대한 지원특별법률안'(가칭) 제정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며 아직까지 관련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지는 않았다.

 싱가포르가 중국과 국가간 협력사업으로 쑤저우에 공업 신도시를 조성했고 광저우 지식도시 조성도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1~2기 신도시 건설 노하우를 보유하고도 한·중 협력 중국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해외개발공사 설립을 제안한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도시를 만들면 전력과 수자원 개발이 필수여서 모든 부처와 다양한 민간기업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패키지' 진출이 가능해진다"며 "해외개발공사를 통해 일괄수주가 가능해지고 우리의 경제성장 노하우를 제3세계 국가에 전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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