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돈키호테 역을 맡은 홍광호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며 가창력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오디뮤지컬컴퍼니
소위 '미친 가창력'이라 불리는 그에게 더 이상 노래를 잘한다고 하면 무엇 하랴. 특유의 깊고 안정적인 음색은 감동 포인트의 기본요소일 뿐, 이번 작품에서 그는 연기력에 있어서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며 연기파 배우로서의 방점을 찍었다.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정의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걸으리라.' 절절한 가사를 담은 '맨 오브 라만차'의 대표적인 넘버 '이룰 수 없는 꿈'을 부를 때는 소름이 끼칠 듯한 전율이 객석을 휘감았고, 다시 한 번 확인한 '미친 가창력'에 가슴이 뻥 뚫리는 것만 같았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돈키호테 역을 맡은 황정민, 홍광호, 서범석(왼쪽부터).
자, 그렇다면 이제 누구의 돈키호테를 볼 것인가. 뮤지컬 마니아라면 세 명 배우의 공연을 모두 봐도 좋다. 아마 세 번째 보게 된다면 주요 장면의 대사와 노래는 속으로 함께 흥얼거릴 수도 있을 테다. 그만큼 대본과 노랫말이 인상적이고 귀에 쏙쏙 들어온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같은 작품을 두 번 이상 보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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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50편 이상 공연을 보는 30대 초반의 여자 관객 입장에서, 남자 주인공에 좀 더 주목하는 스타일이라면 홍광호의 돈키호테를 강력 추천한다. 또 작품 '맨 오브 라만차'의 메시지와 구성, 원작소설 '돈키호테'에 꽂혔다면 서범석의 패기 넘치는 돈키호테를 만나보면 어떨까.
황정민의 진솔한 연기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스크린이 아닌 무대 위에 그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그의 탁월한 연기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노래실력에 묻혀 영화 속 황정민의 카리스마가 한껏 발휘되진 못했다. 10월7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6만~13만원. 1588-5212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무대는 지하감옥에서 여관, 성당, 해바라기 밭으로 바뀌는 등 다양한 전환으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오디뮤지컬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