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대형쇼핑몰) 유망 투자처로 '뜬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2.05.25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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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투자자 투자 확대 분위기…안정적 임대수요 장점

오피스 중심이던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상품이 호텔과 리테일(대형 쇼핑몰)로 다양해지면서 관련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이 서울 신림동 포도몰, 명동 M플라자, 울산 업스퀘어 등 매입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명동 눈스퀘어를 인수하면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기관투자자들은 코어(Core) 상권인 명동, 강남역, 가로수길뿐 아니라 판교, 광교 등 입지가 우수한 2기 신도시에서 개발될 예정인 쇼핑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관투자자도 리테일 투자 선회
지난 3월 코크렙아리프코리아제1호 CR리츠(구조조정용 부동산투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명동 눈스퀘어는 국민연금이 85%를 투자해 만든 부동산펀드 'PS KORIF 사모부동산투자신탁7'에 매각됐다.

매각금액은 2350억원이며 펀드 운용은 피에스자산운용이 맡는다. 국내 기관투자자가 리테일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 리테일 인수는 리츠(부동산투자회사)와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도해왔다. 눈스퀘어는 코람코자산운용이 아바타몰을 인수해 만든 CR리츠가 운영하던 쇼핑몰이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가 보유하던 명동 M플라자는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외국계 투자사인 인베스코에 매각됐고 신림동 포도몰은 2010년 싱가포르계 투자사인 알파인베스트먼트에 팔렸다.

울산 업스퀘어 쇼핑몰도 외국계 투자사인 안젤로 고든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맡아 2013년 문을 열 예정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투자팀 양인희 이사는 "리테일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로 국민연금의 명동 눈스퀘어 투자를 시작으로 더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리테일 투자검토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테일(대형쇼핑몰) 유망 투자처로 '뜬다'


◇투자결정은 임대수익에 좌우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리테일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오피스 투자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투자처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오피스는 거래물량 소진으로 우량물건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입가격이 높아져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고 오피스 공급 증가에 따른 공실률 상승 우려 때문에 리스크는 증가하고 있다.


반면 리테일은 최근 롯데, 신세계 등 메이저 유통기업이 쇼핑몰에 메인테넌트로 입점하고 자라(ZARA), H&M, 포에버21(Forever21) 등 인기 브랜드들이 플래그쉽(주력상품) 형태로 입점하면서 MD(매장 구성)에서 차별을 둬 운영에 성공했다.

롯데, 신세계 등 메이저 테넌트들은 임차기간이 길어 임대료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 메이저 유통기업들은 매장을 옮기는데 막대한 홍보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고 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장기 임차를 선호한다.

실제 리테일 투자자들의 경우 매각을 통해 얻는 투자수익(Capital Gain)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자산신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8.2%였는데 31개 오피스의 수익률이 7.57%였던 반면 9개 리테일은 9.41%였다.

수익률이 높고 오피스에 비해 임대료가 높다보니 ㎡당 리테일 인수가격은 오피스의 2배에 가깝다. 눈스퀘어의 거래 단가는 ㎡당 986만원으로 비슷한 시기에 매각된 도심권역 오피스의 거래단가 400~600만원대보다 비싸다.

리테일(대형쇼핑몰) 유망 투자처로 '뜬다'
◇물건 확보가 관건, 핵심상권보다 신도시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리테일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물건이 없어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 부동산투자자문들에 따르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상권은 명동, 강남역, 가로수길 등이다.

지난 1분기 월평균 ㎡당 임대단가를 보면 명동이 68만4992원, 강남역이 54만9535원, 가로수길이 24만5705원으로 전분기대비 각각 11.6%, 5.3%, 4.4% 등의 증가세를 보였다. 임대단가가 계속 상승하는 추세여서 투자처로는 적지다.

문제는 물건이 많지 않다는 점. 명동 쇼핑몰은 펀드나 리츠 만기가 돌아와야 물건이 나오고 가로수길은 대형 쇼핑몰을 개발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 강남역 인근도 개발가용지가 턱없이 부족해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들과 부동산투자자문사들은 판교, 광교 등 입지가 우수하고 배후 인구가 많은 2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투자자문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자와 자산운영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으며 물건이 부족한 핵심 상권보다는 신흥 상권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대형 쇼핑몰은 여의도 IFC 서울몰(8월 오픈), 일산 원마운트몰(2013년 완공), 울산 업스퀘어(2013년), 하남 유니온스퀘어(2015년), 제2롯데월드(2015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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