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중계 시청률로 드러난 '박찬호의 위엄'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대표 2012.04.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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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

‘그것이 궁금하다’고 문의 전화가 왔다. 지난 12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한화-두산전의 시청률을 알고 싶다는 것이다.

사실 필자도 어느 정도였을까 한번쯤 생각은 해보았다. 그래서 뒤늦게 조사 기관에 이날 경기를 중계한 CJ E&M 계열 케이블 TV 채널 ‘XTM’의 시청률을 문의했다.



결과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겨우 이정도야’라는 실망부터 하게 됐다. 그런데 방송 전문 기자들의 의견을 듣고 상황을 파악한 후 ‘역시 대단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OSENⓒOSEN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거두고 지난 해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마침내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한 박찬호(39)는 12일 두산전에서 6.1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을 개막 3연패에서 구해냈다. 최고 시속 149km에 탈삼진 5개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로 헛스윙과 범타를 유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3회에는 공 3개로 삼자 범퇴를 시키는 프로야구 통산 36번째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청주 구장을 만원으로 만든 팬들은 그가 교체되고 내려오자 기립 박수를 보냈으며 박찬호는 모자를 들어 화답했다. 해설을 한 마해영위원은 ‘박찬호 편파 중계’라고 비난을 듣기도 했으나 어쩌면 이날 해설은 마해영 위원이 잘 한 것이다. 많은 분들이 박찬호에 대한 얘기를 집중적으로 듣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까지가 야구장과 TV를 통해 박찬호에게 집중된 팬들의 시선이다. 그러나 이날 XTM의 시청률은 1%를 넘기지 못했다. 25-44세 남자들을 기준으로 AGB 닐슨 미디어 리서처 기준으로 하면 0.968%로 집계 됐다. 케이블 방송사들이 기준으로 삼은 마의 1%를 돌파하지 못한 것이다.

야구중계 시청률로 드러난 '박찬호의 위엄'
그러나 한편으로는 강력한 시청률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점유율이 17.08%에 달해 시청률 0.968%와 함께 단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SBS ESPN, MBC SPORTS+, KBS PRIME과 KBSN이 XTM과 함께 4개 구장 경기를 모두 중계했다.

이중 박찬호가 선발 등판한 한화-두산전 다음으로 시청률이 높았던 경기는 롯데-LG 전으로 0.530%, 점유율 9.30%였다. 한화-두산전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치다. 한화-두산전과 롯데-LG 전의 흥행 및 인기도 차이를 감안하면 박찬호가 등판한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가 짐작할 수 있다.

아쉬움도 있다. 일본 프로야구를 상징하던 투수 다르빗슈 유(26)가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시애틀전의 시청률은 10.7%를 기록했다. 발표에 의하면 이 수치는 2010년 8월의 뉴욕 양키스-보스턴전의 9.3%를 돌파한 것이었다. 물론 이 시청률은 이날 경기를 중계한 지역 방송국 ‘폭스 스포츠 사우스 웨스트’ 의 시청률이다.

초반 부진하게 출발하고 있으나 한화 구단은 박찬호의 가세로 단숨에 인기 팀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중요한 관건은 이기는 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가 많아도 지는 팀은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박찬호의 두 번째 선발 등판인 18일 LG전의 시청률이 어느 정도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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