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대 전기차 사볼까? 당장은 힘들어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2.04.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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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레이EV 對 정부 판매 시작… 일반 소비자 판매는 1년 이상 걸릴 듯

이삼웅 기아차 사장(왼쪽)과 유영숙 환경부 장관(오른쪽)이 ‘레이EV’ 전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br>
이삼웅 기아차 사장(왼쪽)과 유영숙 환경부 장관(오른쪽)이 ‘레이EV’ 전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기아자동차 (113,900원 ▼5,700 -4.77%) '레이EV'가 정부를 상대로 판매되며 국내에도 전기차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차량 가격과 운용 인프라 구축 등 일반 소비자 판매를 위한 선결 과제가 남아있어 진정한 의미의 전기차 시대 개막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 (113,900원 ▼5,700 -4.77%)는 17일 이삼웅 기아차 사장과 유영숙 환경부 장관을 비롯, 기아차와 환경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 전기차 보급사업 출범을 알리는 ‘레이EV’ 전달식을 가졌다.



기아차는 이번 전달식을 통해 영산강유역환경청에 보급되는 ‘레이EV’ 2대를 시작으로 환경부 업무용 차량 등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올 연말까지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 등 전기차 보급 대상 기관을 상대로 2500대의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환경부는 레이EV 판매를 지원키 위한 세부 내용도 확정했다.



레이EV의 대당 판매 가격은 4500만원인데 정부는 개별 부처가 레이EV를 구입할 경우 1대당 15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실제 구매가격은 3000만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구매 보조금에 더해 1대당 880만원의 충전 인프라 구축비용도 지원된다.

레이EV의 정부 판매 시작은 국내 순수기술로 언제든 안정된 품질의 전기차를 대량 생산해 판매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를 갖는다.

레이 EV는 일반 차량과 같은 생산라인에서 양산된다. 이에 따라 일반 차량과 같은 조립과 품질 점검 과정을 통해 안정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품질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언론을 상대로 레이EV 시승행사를 갖기도 했다.


실제 주행 성능은 양산판매에 무리가 없을 만큼 탁월했다. 레이EV는 저속에서 가솔린 레이보다 시원스럽게 치고 가는 느낌이 오히려 강하다. 레이 EV의 최고출력은 68마력으로 가솔린 레이(78마력)보다 낮다. 하지만 최대토크가 17.0 kg·m로 가솔린 레이(9.6kg·m)보다 월등히 높아 가속감이 더 낫다.

레이 EV는 최고 130km/h 까지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정지상태부터 100km/h까지 도달 시간은 15.9초로 일반 1000cc가솔린 모델보다 빠르다. 1회 충전을 통해 91km(신규정 5 사이클 복합연비 기준)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시 25분, 완속 충전시 6시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 일반 소비자들이 레이EV를 구매할 수 있는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우선 일반 소비자들이 레이EV를 구매할 시 정부 보조금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레이EV의 판매가격 4500만원은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기에는 버거운 금액이다. 정부와 기아차는 소비자 구매 지원금 규모를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충전 인프라 확보도 갈 길이 먼 상태다. 도심에서 전기차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전기 충전기가 충분히 깔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 레이EV를 구매하게 될 정부 개별 부처 가운데도 충전 인프라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곳이 많은 상태다.

기아차 관계자는 "내년을 목표로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를 준비 중"이라며 "정부 지원 규모와 인프라 구축에 따라 판매 시점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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