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정신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2.02.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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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석세스 노트]⑧

편집자주 최고경영자(CEO)에서부터 신입직원까지 모든 샐러리맨을 위한 '감성 충전소'라고 하면 어떨까요. 성공적이고 존경받는 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필요한 벤치마킹 전략, 턱턱 눈앞에 부딪히는 난관을 여유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지혜 등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팁(tip)이 뭔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한 노트입니다.

"희생정신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다 잘하려고 하니까 병나더라.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었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고. 그렇게 마음먹으니까 나 자신과 남편, 그리고 아이에게도 훨씬 너그러워지게 되는 거 있지."

맞벌이를 하며 시댁에 맡겨둔 아이를 보러 주말이면 대전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는 결혼 3년차 친구가 털어놓는 하소연이다. 경험해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친구의 얘기에 100% 공감할 수 없지만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꽤 많았던 터라 그다지 먼 나라 일 같지만은 않았다.



밤새 앓던 아이가 할머니 품에서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준비물은 빠뜨리지 않고 잘 챙겨갔는지, 방과 후 미술학원에 가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는지 등을 일하는 틈틈이 챙겨야 하는 주변 워킹맘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대단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미 워킹맘의 길로 들어섰다면 일과 가정생활에서 고루 성취감을 느끼는 삶을 누구나 갈망할 것이다. 앞서간 여성 리더들의 경우를 참고해 볼 만하다. 이들의 얘기 속에는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감내하며 최대한의 행복을 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남들보다 비교적 일찍 터득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직장을 집처럼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라."=바바라 코코란. 뉴욕의 부동산업체인 코코란 그룹을 거대기업으로 일군 그녀의 리더십 요체는 가정과 직장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

그녀는 사업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멘토를 둔 일도, 의지한 적도 없다. 대신 그녀의 리더십은 어머니 바바라 플로렌스로부터 많은 부분 영향을 받았다. 코코란은 10명의 자식을 훌륭히 키워낸 어머니로부터 배운 교훈을 담은 '엄마는 CEO'(원제: You Don't Have Big Breasts, Put Ribbons on Your Pigtails & Other Lessons I Learned From My Mom)를 펴냈다.

"나는 리더십에 대해 별도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나를 위해서 일해 주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내가 자라난 행복한 가정의 복사본을 만들고 싶었죠."


코코란은 격식을 파괴했다. 그녀는 직원들에게 '더 큰 소리로 웃기'를 제안했고 월요일에는 구두 닦는 사람을, 목요일에는 각종 치료를 해주는 테라피스트를 회사로 불러들였다. 직원들은 그러한 CEO의 행위를 "바보같다'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점점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며 호응했다.

누구보다 조직의 체계를 중요시하고 승부욕으로 가득 찬 그녀였지만 경영방식과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그녀는 특유의 긍정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것이 코코란 그룹을 7000만 달러의 거대 부동산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아라."='감성의 리더십' 저자이자 리더십 칼럼니스트인 애니 맥키는 일이나 가정 둘 중 하나가 아닌 나 자신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삶을 살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결혼한 많은 여성들이 이른바 '희생 증후군'(sacrifice syndrome)에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는데 이는 결코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성애를 바탕으로 발현되는 여성들의 희생정신은 때때로 남성들에 비해 더 쉽고 깊게 스스로를 스트레스의 늪으로 빠뜨리는 악재가 되기도 한다. 가정에서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걱정 때문에 직장에서도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는데 있어 구조적인 장벽은 여전하지만 장벽을 일시에 허물어뜨린다는 생각보다는 각기 고유의 방식으로 이를 뛰어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여성 리더들의 발전을 위한 고용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출범한 연구기관인 카탈리스트의 최고경영자(CEO) 아일린 랭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커뮤니티가 발간하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 뿐 아니라 가사 일을 하는 여성들에게도 어떠한 것을 성취하기에 앞서 구조적인 장애물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인적 네트워크의 제한, 성(GENDER)에 대한 변하지 않는 관습, 여성 롤 모델의 부족 등 3가지를 최대 장애로 꼽았다.

그녀는 일하는 여성들이 스스로 자신만의 성취 방법을 찾아내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이 성공하면 남성은 실패하는 구조의 제로섬 게임이 아닌 모두를 위한 성공"을 강조하는 그녀는 여성과 남성이 힘을 합하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꿈이 있는 자는 모두 '앞으로' 나아가길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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