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삼성스마트TV戰, 이석채 회장의 뜻?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2.02.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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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삼성스마트TV戰, 이석채 회장의 뜻?


"아이폰이 보다 빨리 나왔다면 삼성전자는 (휴대폰 시장에서)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석채 KT (37,100원 ▼150 -0.40%) 회장이 지난해 11월 '스마트폰 2000만 가입자 돌파 기념식'에서 내뱉은 돌출 발언이다.

당시 이 회장의 발언은 정부가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폰 도입시기를 조절했다는 의미이자 KT 역시 한몫했다는 해석돼 논란을 빚었다. KT가 아이폰을 국내 처음으로 출시한 때는 2009년 11월. 다른 국가들에 비해 1~2년 가량 늦은 시점이기 때문.



한편으로는 지난 2년간 다소 껄끄러웠던 관계를 유지해왔던 삼성전자 (78,900원 ▲1,500 +1.94%)를 바라보는 이 회장의 속내가 표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왔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SK텔레콤 등 경쟁사와 비교해 비우호적인 삼성의 스마트폰 공급 정책을 두고 KT에 공급된 '쇼옴니아'를 빗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폰'이라며 서운한 감정을 공개석상에서 드러낸 바 있다.



KT가 아이폰을 국내 처음 도입해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삼성전자는 '옴니아2', 갤럭시 등 최신 스마트폰을 SK텔레콤보다 늦게 KT에 공급하고 보조금을 줄여 KT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후 와이브로 전용 단말기 공급 문제로 양사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현재 KT와 삼성은 LTE(롱텀에볼루션) 통신장비와 단말기 등 이동통신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시 불편했던 협력관계의 앙금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어쨌든 이번 사안 역시 이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초고속인터넷 고객들의 반발과 사회적 논란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다 최대 협력사인 삼성전자를 정면으로 겨냥한 조치를 최고의사 결정권자의 지시 없이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KT의 이번 조치로 양사간 분쟁이 스마트TV에 이어 이동통신 분야로 전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사 모두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치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13일 간담회에서 "이번 스마트TV 논란과 관계없이 다른 분야의 협력관계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감정싸움은 감정싸움이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란 논리다. 이동통신 분야에서 2위 사업자인 KT는 국내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반대로 KT 역시 삼성전자의 협력없인 통신시장에서 현재의 지위 유지도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같은 구도로 따져보면, 이 회장이 삼성전자와의 전면전을 노리기보단 스마트TV를 쟁점화시킴으로써 새로운 협력관계를 다지려는 고도의 노림수(?)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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