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세 판도…뛰는'강북' vs 기는'강남'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2012.01.11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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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학군 인기 하락·전세난 재발 우려 커
- 가격싸고 소형 물량 많은 강북에 수요집중


"전산망을 보면 전세 매물 소진 속도가 확연히 빨라진 게 느껴져요." (서울 강북구 하월곡동 A중개업소)

"지난해 여름 전세난 때보다 2억원 가까이 폭락했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B중개업소)



서울 강남구와 강북구의 전셋값 추이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전세난의 진앙지로 지목됐던 강남구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선데 비해, 비교적 오름세가 둔했던 강북구는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전세 판도…뛰는'강북' vs 기는'강남'


실제 닥터아파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1월2∼6일) 강북구 전셋값은 전주대비 0.04% 올라 강동구에 이어 서울 자치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반면, 강남구는 0.07% 하락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도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강북구에서는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가격도 지난해 11월에 비해 2000만원 가량 올랐다.

강북구 하월곡동 A중개업소 대표는 "두산위브 59㎡의 경우 지난해 11월 1억8000만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2억원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아직 설날 전 비수기임에도 남은 전세 매물이 많지 않을 정도니 앞으로 2,3월에는 전셋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북구 미아동 C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11월 입주한 미아뉴타운 두산위브의 경우 전용 59㎡(20평대) 전후 전세 매물이 다 빠졌고 전용 114㎡ 전후(30평대)의 경우만 일부 남아있다"며 "특히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반면 강남구는 좀처럼 전세수요가 붙지 않는 모습이었다.


↑최근 전셋값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강북구 일대와는 달리 강남구의 경우 수요 기근 현상이 나타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강남구 대치동 한 중개업소에 걸린 은마아파트 전용 76.65㎡(분양면적 31평형)의 전셋값. 이 아파트는 지난해 여름 한때 전셋값이 최고 4억5000만원을 기록했으나 현재 2억6000만원까지 급락했다. ⓒ사진=최윤아 기자↑최근 전셋값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강북구 일대와는 달리 강남구의 경우 수요 기근 현상이 나타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강남구 대치동 한 중개업소에 걸린 은마아파트 전용 76.65㎡(분양면적 31평형)의 전셋값. 이 아파트는 지난해 여름 한때 전셋값이 최고 4억5000만원을 기록했으나 현재 2억6000만원까지 급락했다. ⓒ사진=최윤아 기자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C중개업소 사장은 "원래 이맘때는 겨울방학 학군 수요 때문에 무척 바쁠 시기인데 올해는 이상할 정도로 찾는 이가 없다"며 "지난해 9월 최고 4억5000만원까지 치달았던 은마아파트 76.65㎡는 현재 2억60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수능' 탓에 내신이 불리한 강남 학군을 선호할 이유가 없어진 점, 명문사학 휘문고가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처럼 강남·강북구의 전셋값 추이가 예년과 반대 상황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가격 요인이 가장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진입장벽"이라며 "강남의 경우 지난해 전셋값이 급등해 세입자 진입이 어려워진데다 전세난 재발에 대한 걱정 때문에 (세입자가) 미리 움직여 전세 수요가 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강북구는 전셋값이 싸고 소형도 많아 신혼부부 수요가 꾸준하다"고 덧붙였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아직 비수기여서 판단하기 이르지만 본격 이사철인 2,3월에도 강남 전셋값 상승세가 예년처럼 오를 공산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른다하더라도 지난해 여름 강남 전셋값 상승폭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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