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매거진] 고기의 식감과 풍미 높여주는 일등 공신 '소스'

머니투데이 황해원 월간 외식경영 2012.01.1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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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깃집에서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소스 개발이다. 예전만 해도 소스는 저 품질의 식재료 맛을 감추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고깃집에서는 원육의 퀄리티가 좋지 않을 때 양념에 절여 육질을 커버하기도 하고 반찬의 간을 세게 해 원육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기도 했던 것.



그러나 현재 고깃집에서 원육의 품질은 기본, 고기의 식감과 풍미를 높이기 위해 소스는 중요한 경쟁력이 됐다. 완성도가 높은 소스는 셀링포인트 구실도 톡톡히 한다.

◇ 식재료비 절감하면서 고기 맛은 배가시켜
고깃집에서 소스의 개념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고기를 양념할 때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쌈장이나 고추장 등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다.



[불고기매거진] 고기의 식감과 풍미 높여주는 일등 공신 '소스'


전자는 보통 간장이나 고추장을 베이스로 하고 과일이나 갖가지 재료를 넣어 달착지근하거나 매콤하게 만든다. 후자는 된장이나 쌈장, 새우젓 등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요즘 많은 고깃집에서 소스의 경쟁력을 간파해 소스의 재료나 퀄리티, 색감, 향, 맛 등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곳이 많아졌다. 고객의 입맛이 점점 더 다양하고 까다로워지면서 소스에 대한 집중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이다.

우선 소스는 원육의 맛을 배가시킨다. 같은 품질의 고기를 판매한다고 해도 얼마만큼 특색 있는 소스를 함께 제공하느냐에 따라 고깃집에 대한 만족도는 달라진다.


차별화한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은 바로 육류와의 궁합니다. 그 중에서도 맛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특히 생고기의 경우 먹다 보면 느끼할 수 있는데 이때 추가 주문을 돕는 것도 소스의 구실이다. 육류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면서도 소스 재료의 향이 잘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소스의 중요성은 식재료비와도 연관된다. 보통 한식은 손이 많이 가고 그만큼 재료도 양념도 다양하다. 나물 하나를 무치더라도 들어가는 식재료가 최소한 5~10가지가 넘는다.

요즘은 고깃집에서도 다양하고 가짓수가 많은 찬거리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원육 외적인 부분에서도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맛있고 특색 있는 소스만 두 가지 이상을 준비한다면 사실 반찬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소스와 잘 어울리는 쌈 종류에만 조금 더 신경을 쓰고 마찬가지 고기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장아찌 류의 반찬 한두 가지 정도면 충분하다. 고깃집의 셀링포인트 구실을 하는 것은 화려하고 많은 반찬보다는 특색 있는 소스 한 가지다.

◇ 일본에선 츠케타래(고기를 찍어먹는 소스)에 대한 관심 높아
일본의 경우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 즉 츠케타래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과는 달리 쌈이나 기본 찬 등을 추가 주문할 때 따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 내 육류전문식당에서는 반찬보다는 이러한 소스 제조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츠케타래는 고기를 식혀먹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불에 구운 고기를 바로 먹기에는 뜨거워서, 간장이나 된장을 베이스로 만든 소스에 담가 식혀 먹곤 했던 것.

또한 양념은 고기의 감칠맛을 더할 뿐 아니라 육질도 연해지고 시원한 맛이 감돌아 오래 전부터 일본 사람들은 츠케타래를 좋아했다.

한국도 마찬가지 츠케타래 즉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최근에는 남도식 젓갈 소스나 건강식재료를 활용한 양념 등을 선보이는 등 소스를 특화하고 있다.

◇ 홍삼원액과 레드와인 배합한 소스로 고기 누린내 잡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허벌고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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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허벌고깃집'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는 중저가 육류전문식당이다. 이집의 특색은 홍삼원액과 레드와인, 또 갖가지 재료를 일정 비율로 배합해 만든 홍삼원액 소스에 있는데, 고기의 누린내를 잡아주면서도 홍삼의 향미가 골고루 배 고기의 색감과 풍미를 더한다.

홍삼원액 소스의 아이디어는 1994년부터 10년간 한약재 유통사업에 몸담았단 서의철 대표가 직접 고안한 것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한약의 우수성을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한약과 식품을 융합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러던 중 고기 유통 사업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육류에 홍삼 엑기스를 접목하게 된 것이다.

100% 홍삼 농축 엑기스는 인삼으로 유명한 전북 진안군 전북인삼농협에서 1kg씩 공급받고 있으며 한 번 들여올 때마다 20~30만원가량의 금액이 지출된다.

일반 고깃집에서 벤치마킹하기에 ‘비싸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지만, 홍삼 원액에 레드와인이나 갖가지 재료를 충분히 섞어 만들기 때문에 보통 한 번 만들어놓으면 두 달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서 대표의 설명이다.

소스는 고기에 뿌리기 좋게 분무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고, 주문 시 커팅 한 고기에 앞뒤로 뿌려 상에 내면 된다. 홍삼원액소스를 뿌린 고기는 연한 갈색을 띠면서 홍삼 고유의 짙은 향이 배어 누린내를 잡아 만족도가 높다. 더구나 홍삼은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웰빙의 콘셉트에 부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셀링포인트 구실까지 한다.

◇ 요리전문가가 만든 밥도둑젓갈, 추가 매출 높이는 효자상품!
광주시 남구 봉선동 '월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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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덕'은 다양한 오리고기 메뉴와 12가지 남도식 손맛 담은 정갈한 찬거리로 전라도 일대에서는 유명한 맛 집으로 각광받고 있는 오리고기전문점이다.

오리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신 메뉴로 제16회 대한민국 신지식경영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요리전문가 박만순 대표는 타고난 손맛과 감각으로 메뉴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산야초와 벌꿀을 숙성해 만든 원액으로 오리고기를 양념하고 항암 효과가 있다는 각종 버섯으로 끊인 항암 육수 등으로 각 메뉴의 베이스로 두고, 음식 간 궁합 고려한 남도식 반찬을 구성하고 있다.

이집의 대표메뉴인 훈제오리는 포도씨 기름과 꼬냑 술로 낸 불에 구워 쫀득하고 고소한 육질을 잘 살렸고 접시에 찰밥과 찐 호박, 대추, 은행을 올려낸다.

여기에 명이나물과 부추무침, 양파김치, 양념게장, 마늘장아찌, 오이고추된장 무침 등 남도식 손맛 담은 반찬을 푸짐하게 제공하는데 이중에서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이 바로 밥도둑젓갈이다.

갈치속젓과 게젓을 일정 비율로 배합해 먹기 좋게 갈아낸 후 2년 간 숙성?발효시켜 염도를 낮춘 것으로 젓갈이라면 냄새도 싫어했던 일부 고객도 두세 번 추가 주문을 할 정도로 감칠맛이 좋다.

갈치속젓과 게젓이 가진 특유의 맛과 향은 다소 텁텁할 수 있는 훈제오리고기에 감칠맛을 더해 풍미를 살려주고, 간이 세지 않아 일부 고객은 메인 요리가 나오기도 전에 밥에 비벼 먹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박 대표는 “각 지역에서 방문하는 고객 중 절반 이상은 밥도둑젓갈을 생소해한다”며 “젓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드는 방법과 효능 등에 대해 소개한 안내문을 매장 곳곳에 붙였다”고 이야기한다. 지역의 색깔과 토속적인 느낌을 담은 소스인 만큼 스토리텔링의 요소로도 적합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매장을 나가기 전 ‘조금만 싸 달라’고 주문하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밥도둑젓갈을 아예 제품으로 만들어 7000원에 따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추가판매율을 높이면서 만족도까지 더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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