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은행 신용등급, 美보다 높아 '권력이동' 실감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1.11.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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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S&P, 뱅크오브아메리카 등급 'A-' vs 中 건설은행 A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변경된 신용등급 평가 기준을 적용하며 29일(현지시간) 미국 은행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했다. 반면 공상은행 등 중국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은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향, 미국 은행들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매겼다.

이날 S&P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모간스탠리의 장기 채권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BoA의 자회사인 메릴린치의 신용등급도 하향조정했다. JP모간체이스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낮췄다.



반면 뱅크오브차이나와 건설은행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상향조정하고 공상은행은 A 등급을 유지했다. 이는 S&P가 은행업계 신용등급 평가 기준을 수정한 결과다. 새로운 기준 적용으로 신용등급이 조정된 은행은 37곳이다.

신용등급이 강등된 은행들은 당장 자금 조달 스트레스가 높아지게 됐다. BoA, 씨티 등은 그동안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내려가도 수십억달러의 추가담보 부담이 생긴다고 호소해 왔다.



올해 주가가 62% 급락한 미국 2위(자산기준) BoA는 이번 달 신용등급이 1단계 낮아질 경우 추가 담보 비용 등으로 51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이달 밝혔다.

BoA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신용등급 강등이 "유동성 및 신용 시장 접근이 어려워져 발생하게 될 잠재적 손실 등 자금 조달 비용과 거래 상대방의 신용도가 핵심적인 특정 트레이딩 매출 사업에서 실질적인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씨티그룹 자회사 씨티은행도 지난 분기 보고서에서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면 담보 부담액이 4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재니 몽고메리 스코트의 가이 르바스 국채전략가는 "유럽 은행권의 스트레스가 전세계로 퍼진 증거"라고 지적했다.

물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A-'만 해도 대단히 높은 수준이라서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스퀘한나 파이낸셜의 데이비드 힌더 애널리스트는 "A에서 A-로 움직인 것은 누구에게도 큰 경제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 등급에 비춰 봤을 때 높은 수준이고 투자 적격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힌더는 특히 BoA의 경우 지난 9월 무디스가 A2에서 한꺼번에 두 단계 내려 Baa1으로 강등한 것이 보다 충격이 컸다며 "이것(S&P의 조정)은 비교적 소소한 변화"라고 말했다.

씨티그룹 본사는 "S&P의 결정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美→中, '뱅크 파워' 이동= 하지만 이로써 세계 은행권에서 미국이 추락하고 중국이 부상하는 트렌드가 재차 확인된 것만은 분명하다.

S&P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새로운 등급 결정이 "글로벌 은행권에 권력 이동의 가능성을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S&P 애널리스트들은 당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은행권이 부담을 받고 있지만 남미나 아시아 등 신흥시장 은행들은 확장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신흥시장의 강한 경제 성장, 가계와 기업의 신용도가 이 지역 주요 은행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홍콩 바클레이 캐피탈의 톰 퀌비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유동성을 보면 대단히 좋다"며 "정책 추진력에서도 정부의 (금융권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평가했다. 퀌비는 "(중국 은행들의) 대출이 문제이긴 하지만 대출일 뿐 파생상품이나 투자은행 부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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