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아이폰5 오보에 대한 변명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1.10.05 14:19
글자크기

과도한 기대, '아이폰5' 오보 생산…아이폰에 대한 맹신 버릴 때

"10월4일 '아이폰5'가 공개된다."

기자를 포함해 전 세계 언론들이 모두 오보했다. 4일(현지시간) 애플의 발표에는 아이폰5는 없었다. 반성한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변명해본다.

당초 애플은 아이폰5를 공개하려고 했으나 무산됐다는 가정이다(다만 이 가정도 애플이 확인해주지 않으니 오보일 수 있다.)



무산 이유에는 개발 지연, 부품 공급 어려움 등에서 삼성전자와의 껄끄러운 관계까지 다양하다. 상용화 시기를 저울질한다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아이폰5가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려면 LTE가 보다 확산돼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오보의 가장 큰 이유는 과도한 기대 때문이다. 애플이 1년이 넘도록 신형 아이폰을 발표하지 않자 '애플이 대단한 것을 준비하고 있구나'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중앙처리장치(CPU)와 카메라를 개선하고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하는데 1년 3개월이나 걸렸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그 이상'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10월4일 아이폰5 공개'라는 오보를 만든 셈이다.

그동안 애플은 기대 이상의 혁신성을 보여주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애플의 혁신성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서 나왔다. 아이폰이 만들어낸 '앱스토어'는 이동통신시장을 물론 IT업계 구도 자체를 바꾼 획기적인 서비스였다.

하지만 이번에 애플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다. 아이폰4S에서 공개한 'Siri'라는 음성인식은 구글 안드로이드폰에서는 보편화된 기능이다. 'iOS5'에 포함된 무선메신저 '아이메시지'나 클라우드서비스 '아이클라우드'도 신선함이 덜하다.


서비스가 혁신적이지 않으니 하드웨어 사양을 높일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애플이 하드웨어에서 혁신성을 보여줄 가능성도 없다. 휴대폰 제조사로서는 후발주자여서 통신 관련 특허도 없는 것도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과도한 기대는 오보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낳는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말 아이폰에 대한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신형 아이폰 예약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계약금을 가로채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점점 더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는 애플만이, 아이폰만이 가져올 것이란 맹신을 버릴 때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