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4일 공식석상에서 조우했다. 청계광장에서 열린 '희망의 나눔 걷기' 행사에서다. 양자대결이 확정된 후 첫 만남이었다.
나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안철수 박사가 나왔을 경우 그 바람은 굉장히 새로운 정치권에 성찰을 요구하는 바람이었지만, 박원순 후보가 정해지고 선거 경선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그 의미는 많이 퇴색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단일화 의미를 축소하는데 주력했다.
나 후보의 발언은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가 야권 단일후보 선출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가 47.1%의 지지율로 38%에 그친 나 후보를 9.1%포인트 앞섰다.
박 후보는 나 후보의 공세에 "오세훈 전 시장이 만들어온 실정과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부재정치를 극복해달라는 분명한 요구가 있었다. 이런 시민들의 요구는 결코 거품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민주노동당, 시민사회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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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는 주요 정책을 두고도 날을 세웠다. 이날은 양화대교 교각 확장 공사가 도마에 올랐다. 양화대교 공사는 오세훈 전 시장이 역점을 뒀던 한강르네상스사업의 일환이다. 뱃길 확보를 위해 교각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나 후보는 "양화대교 상류 확장공사가 완공 됐는데 하류를 그대로 두면 불안정한 상태가 되는 만큼 상류 공사와 마찬가지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을 뽑는 선거 중에 공사를 확정하는 등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박 후보의 공사 중단 방침을 비판한 것이다.
박 후보는 그러나 "한강운하사업은 감사원조차도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본래 예정했던 것보다 공사비가 100억 원 정도 더 들어가는데 추가로 지출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가 "그동안 박 후보의 정책 발언은 한강 수중보 철거와 양화대교 공사 중단 밖에 없다"고 꼬집자 박 후보는 "(한강 수중보 철거는) 전문가들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을 마치 정책으로 확정한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