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朴' 덕담 오갔지만…대결 첫날 '정책 충돌'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류지민 기자 2011.10.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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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한다. 수고가 많으시다"(나경원) "고맙다. 서로 좋은 경기하는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것을 함께 약속하자"(박원순) "이번 시장 선거는 정책선거가 돼야 한다. 네거티브가 아닌 당당한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나경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4일 공식석상에서 조우했다. 청계광장에서 열린 '희망의 나눔 걷기' 행사에서다. 양자대결이 확정된 후 첫 만남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두 후보는 만남 전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를 놓고 각을 세웠다. 향후 무상급식, 한강 수중보 철거 등 주요 정책 이슈를 놓고 벌이는 대결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나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안철수 박사가 나왔을 경우 그 바람은 굉장히 새로운 정치권에 성찰을 요구하는 바람이었지만, 박원순 후보가 정해지고 선거 경선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그 의미는 많이 퇴색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단일화 의미를 축소하는데 주력했다.



나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경선이 굉장히 성공적이고, 관심을 많이 끌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벤트에 의한 지지율 상승은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다"고 박 후보를 깎아 내렸다.

나 후보의 발언은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가 야권 단일후보 선출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가 47.1%의 지지율로 38%에 그친 나 후보를 9.1%포인트 앞섰다.

박 후보는 나 후보의 공세에 "오세훈 전 시장이 만들어온 실정과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부재정치를 극복해달라는 분명한 요구가 있었다. 이런 시민들의 요구는 결코 거품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민주노동당, 시민사회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주요 정책을 두고도 날을 세웠다. 이날은 양화대교 교각 확장 공사가 도마에 올랐다. 양화대교 공사는 오세훈 전 시장이 역점을 뒀던 한강르네상스사업의 일환이다. 뱃길 확보를 위해 교각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나 후보는 "양화대교 상류 확장공사가 완공 됐는데 하류를 그대로 두면 불안정한 상태가 되는 만큼 상류 공사와 마찬가지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을 뽑는 선거 중에 공사를 확정하는 등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박 후보의 공사 중단 방침을 비판한 것이다.

박 후보는 그러나 "한강운하사업은 감사원조차도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본래 예정했던 것보다 공사비가 100억 원 정도 더 들어가는데 추가로 지출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가 "그동안 박 후보의 정책 발언은 한강 수중보 철거와 양화대교 공사 중단 밖에 없다"고 꼬집자 박 후보는 "(한강 수중보 철거는) 전문가들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을 마치 정책으로 확정한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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