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 개발 난제 서부이촌동 보상 '태풍의 눈'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1.09.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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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보상업무 위탁·시행으로 보상문제 급부상, 잘 해결될지 아직 미지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최대 난제인 서부이촌동 보상 대상부지 전경↑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최대 난제인 서부이촌동 보상 대상부지 전경


총 사업비 30조원 규모의 서울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성패를 가를 서부이촌동 보상 문제가 본격 수면위로 부상했다. 용산역세권개발㈜는 지난 7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정상화방안을 내놓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어 통합개발 대상인 서부이촌동 문제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서부이촌동 보상 문제가 조속한 시일내에 잘 해결될 지는 사업자인 용산역세권개발도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주 대상이 3840건에 달하고 주민간 소유 부동산이 제각각인데다 위치별 이해관계도 상이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서부이촌동 보상 문제가 쉽게 풀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축이 나오는 배경은 주민동의율이 57%대에 불과한데다 투기이익은 철저히 배제되기 때문이다. 우선 투기이익 배제는 첨예한 대립을 낳을 수 있다.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개발계획이 알려지면서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지난 2007년 중반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용산역세권개발은 투기이익은 배제하고 정상적인 가격만을 보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경하 용산보상 실장은 "보상은 실거래가가 기준이 되겠지만 정상적인 가격을 넘어선 투기이익은 배제할 계획이며 대신 공정한 감정평가를 통해 주민들의 실망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1년부터 10년간 서울 땅값이 60.6%, 용산이 90.2% 오르는 동안 서부이촌동은 871.7%가 올랐다"며 "10억원짜리 아파트를 12억원에 매입한 것은 이해할 만하지만 15억원에 사들인 것은 투기로 판단해 보상에서 걸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동의율이 57.1%인 것도 상황을 낙관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용산역세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주민 동의율은 80%대"라며 "60%도 안되는 동의율로 사업을 정상적으로 끌고 가기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최악의 경우 분리개발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분리개발은 도시계획적으로 혼돈을 야기하지만 반대주민 40%가 끝까지 찬성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8일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와 '서부이촌동 보상업무 위탁협약'을 맺고 주민설득 작업과 함께 본격적인 보상 문제 처리에 나서기로 했으나 주민들과의 대화와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SH공사는 보상사업자 지정이 되는 10월부터 본격 업무를 시작해 연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설명회를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할지 개별적으로 할지 고민 중"이라며 "모든 주민과 설명회 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부이촌동은 2117가구, 상가 245개 등을 비롯해 모두 1만여명이 거주하는 인구 밀집지역으로 이주대상만 3840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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