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랜드마크 "공모조건 안 바꾸면 입찰 포기"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1.08.29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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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특정 기업에 유리", 용산역세권개발㈜에 강력 요구

↑용산역세권 랜드마크빌딩 조감도↑용산역세권 랜드마크빌딩 조감도


대형건설사들이 총 공사비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빌딩(조감도) 시공사 선정입찰의 공모조건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도록 규정된 공모조건을 바꾸지 않으면 입찰 참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출자한 건설사들은 협약서에 명시된 대로 지분만큼 공사물량을 주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업체들은 지난 17일 용산역세권개발㈜이 제시한 랜드마크빌딩 시공사 산정입찰 공모조건대로라면 삼성물산의 수주가 유력하다며 공모조건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역세권개발이 구상한 수주전은 최소 3파전으로 추정된다. 공모조건상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과 시공능력평가 1위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은 다른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삼성과 현대가 단독 입찰에 나서고 나머지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최소 3파전 이상의 흥행성적을 거둘 것이란 게 용산역세권개발의 판단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삼성물산을 제외한 건설업계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다. 공모조건상 5개 심사항목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건축 시공능력평가액' 차이로 '삼성물산-현대건설-포스코건설' 등의 순이 돼 삼성물산의 수주가 기정사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과 현대 사이에도 0.5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공모조건을 수정하지 않으면 입찰에 나서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공모조건 수정내용도 '동상이몽'이다. 우선 시공능력평가액을 건축부문으로 결정한 데 반발하는 현대건설은 토건부문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공능력평가 1위라는 자존심도 있지만 용산역세권개발이 건설출자사가 아닌 건설사를 유치하기 위해 공모라는 절차를 채택해놓고 정작 입찰에 나서봐야 수주도 못하도록 만들어놓은 데 대한 불만이 섞여 있다.

반면 기존 건설출자사들은 모든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도록 공모조건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이 가능해지면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건설출자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출자한 보상을 받겠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에 시공물량을 모두 몰아주는 것도 문제인 데다 협약서상 건설출자사들에 시공을 맡기는 기존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사업의 관행상 출자사에 우선권이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삼성물산이 다른 건설출자사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고 용산역세권개발도 지분대로 시공물량을 나눠주는 데 반대하고 있어 공모조건이 수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다른 건설출자사들은 공모조건 수정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용산역세권개발 입장에선 당초 공모를 통해 유치하려던 대우건설이 아예 입찰 참여를 포기하고 현대건설도 공모조건에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서 기존 건설출자사들마저 협약서에서 보장한 시공물량을 요구해 난감한 처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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