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영호기자)
그는 "선진국 시장에 집중했던 일본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타켓을 신흥국 시장으로 돌리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제품 경쟁력의 초점도 '품질'에서 '가격'으로 전환했다"며 "이 과정에서 값비싼 일본 부품을 대체할 공급원을 찾기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상무관은 "도요타 사태 이후 일본 대기업들이 가격만 낮은 게 아니라 신뢰성 역시 높은 부품 공급처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때부터 한국 부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상무관은 한국 부품이 일본 진출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가장 시급한 것으로 한국에 대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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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부품을 사용하는 일본 대기업 대부분이 자사 제품에 한국 부품이 들어갔다는 점을 숨기려고 한다"며 "우리 부품에 대한 인지도가 일본 기업을 넘어 소비자에게까지 일반화되지 않는다면 결국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현실의 벽을 깨기 위해 이제는 한국 대기업들이 나설 때라는 게 박 상무관의 주장이다.
그는 "일본 제조업체들이 한국을 맞상대할 수 있는 경쟁자로 인식하고 한국 부품업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단계까지는 왔다"며 "앞으로는 한국산 부품을 넣은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을 일반 소비자들이 갖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당장은 부가가치가 크지 않더라도 최종·소비재 시장을 공략해 인지도를 높여, 더 높은 부가가치를 지난 부품을 일본에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일본 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극단적으로 자국산 제품을 신뢰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행태도 영향을 미쳤다.
박 상무관은 대지진 여파로 일본을 중심으로 한 부품 공급망이 충격을 받은 것에 대해서 '반사이익'만 신경 쓸 게 아니라 '후폭풍'도 주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 대기업들이 핵심 부품·소재의 상당 부분을 일본에 의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대지진으로 한국은 가깝고도 안정적이고 값싼 조달처 잃어버린 셈"이라며 "우리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중 하나가 없어졌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