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美고용충격, 은행악재..다우 -253P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권다희기자 2011.09.03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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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8월 美 일자리 순증없어..주택당국 17개은행 무더기 제소

충격적인 고용지표에 무너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2주 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대비 253.31포인트(2.20%) 떨어진 1만1240.26으로, S&P500 지수는 30.45포인트(2.53%) 미끄러진 1173.97로, 나스닥지수는 65.71포인트(2.58%) 밀린 2480.33으로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 낙폭은 8월18일 420포인트 하락후 가장 크다.

주간단위로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0.2% 내렸다. 나스닥지수는 보합으로 한주를 끝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국 8월 고용이 예상과 달리 전혀 증가세를 보이지 못한데 충격을 받아 급락개장했다. 다우지수는 문열자 마자 234포인트 급락한 1만1259로 수직낙하했다.

그후 다소 낙폭을 줄였으나 은행주에 덜미가 잡힌 데다 고용충격이 준 경기침체 우려를 떨치지 못하며 일중 저점을 경신했다. 5일 노동절까지 3일 연휴를 앞두고 팔고보자는 심리가 팽배했다.



◇'모기지 제소' 보도에 美 은행주 급락

이날 다우 전종목이 내렸다. 아울러 다우 운송, 유틸러티를 포함, 20부문지수가 모두 내렸다. 이중 은행업종이 4.96% 폭락하며 급락장을 이끌었다. 이외 보험, 운송, 미디어, 자동차, 건설, 산업재 등이 3% 이상 급락했다.

은행주에선 뱅크오브어메리카가 8.34% 폭락한 가운데 JP모건체이스는 4.6%, 씨티그룹은 5.33%, 웰스파고는 4.08%, 골드만삭스는 4.55% 도이치뱅크는 6.04% 급락했다.


미국 주택당국이 모기지담보증권(MBS) 손실과 관련해 은행들을 무더기로 제소할 것이란 뉴스가 은행주에 직격탄이 됐다.

장마감후 미국 연방주택금융국(FHFA)은 모기지증권을 부실 판매했다며 17개 은행에 무더기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10여개 은행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은행별 소송규모는 뱅크오브어메리카 60억달러, 바클레이즈 49억달러, 씨티그룹 35억달러, HSBC 62억달러 등이다.

미국의 대형 모기지 업체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을 관리하고 있는 미국 연방주택금융국은 3년 전 은행들이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이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내달 7일은 이의를 제기한지 꼭 3년째 되는 날이다. 공소시효 만료일을 앞두고 FHFA가 소송을 제기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프레디맥과 패니매는 각각 10% 상승마감했다.

뱅크오브 어메리카는 또다른 악재가 있었다. 이날 월스트리트 저널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뱅크오브어메리카에 상황이 악화될 때를 대비에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토록 주문했다고 전했다. 은행측은 연준의 요구에 따라 메릴린치 성과에 연동되는 별도 클래스의 주식을 발행하는 등 대응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격'…8월 고용 증가 '제로'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 고용 증가세는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민간부문 고용이 1만7000자리 늘어났으나 공공부문 일자리 감소가 이를 상쇄했다. 민간부문 고용 증가세도 지난해 2월 이후 최소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농업 고용과 민간고용이 각각 6만8000건, 9만5000건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전달 3만6000건 늘었던 공장 고용이 3000건 줄었으며, 건설 부문 고용이 5000건 줄었다. 서비스 공급업체들의 고용은 3000건 늘었다. 미네소타 주정부 직원 2만5000명은 일터로 복귀했지만 버라이즌 파업과 직장폐쇄로 인해 4만8000명이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8월 실업자 수 및 실업률은 각각 1400만 명, 9.1%로 전달과 동일했다. 구직포기가 늘며 노동시장 참가율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다시 몸을 떨었다.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고용지표 발표 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8월 고용지표 결과가 끔찍하고 공포스럽다"며 "워싱턴에 대한 경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미구 이코노미스트 엘런 젠트너는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은 고용을 늘리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는 침체의 시작점에 있거나 이미 침체에 들어섰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연준, 9월 FOMC서 추가부양조치 꺼낸다"

8월 미국 고용상황이 예상보다 크게 나빴던 것으로 나타난 뒤 월가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준)가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부양조치를 내놓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날 잰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에게 보낸 코멘트자료에서 "8월 고용동향이 충격적으로 나온데 따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9월20~21일 회의에서 연준 보유자산의 만기를 늘리는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이 조치가 2단계 양적완화의 80~90%에 달하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봤다. 시장에서 장기채권 매물을 대거 연준이 흡수해버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편 이날 손성원 매캘리포니아주립대-채널아일랜드 석좌교수는 코멘트자료에서 "연준 보유채권의 만기를 늘리고 연준에 예치돼 있는 은행 초과지불준비금에 대한 이자율을 삭감하는 오퍼레이팅 트위스트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유가 급락…美국채·금은 '랠리'

고용지표 발표 후 위험자산은 동반폭락하고 안전자산은 동반 급등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선물은 전일 대비 2.8% 하락한 배럴 당 86.43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전일대비 1.77% 하락한 배럴 당 112.27달러를 기록했다. 고용지표 발표 전 88달러대에 거래되던 WTI는 발표 후 낙폭을 급격히 확대했다.

금값은 4주 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선물값은 전날대비 온스당 47.8달러(2.6%) 오른 1876.8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시간외에서는 추가로 더 상승, 오후 3시32분 현재 온스당 53.8달러(2.94%) 오른 1882.8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2.0%로 급락했다. 종가기준으로 연 2.0%에 마감하기는 60여년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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