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잇달아 유럽 브랜드 인수, 왜?

머니투데이 이명진 기자 2011.07.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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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리나 덕 인수, 앞서 스코틀랜드 니트 브랜드도 사들여…중국 공략 브랜드 필요

ⓒ만다리나덕ⓒ만다리나덕


이랜드가 이달 초 스코틀랜드의 니트웨어 전문인 '록캐런 오브 스코틀랜드'사를 인수한데 이어, 잇달아 이탈리아 유명 가방 브랜드 '만다리나 덕(Mandarina Duck)'을 인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도 여러 유럽 패션 브랜드를 사들였다. 유럽 경제 위기 속에서 인지도 높은 유럽 브랜드를 싼값에 사들여 유럽진출 교두보로 삼고, 동시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영업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랜드는 만다리나 덕을 소유한 이탈리아 부라니(Burani) 그룹과 만다리나 덕 지분을 약 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2008년 부라니 그룹이 전(前) 대주주인 핀덕(Finduck) 그룹에서 만다리나 덕을 인수하는 데 든 비용 5600만 유로(약 840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싸게 인수하는 것이다.

만다리나 덕은 1977년에 만들어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로 디자인이 세련된 여행가방과 액세서리로 잘 알려져 있다. 전 주인인 부라니 그룹이 이처럼 매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번 만다리나 덕 매각을 감행한 이유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그룹의 경영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라니 그룹의 모기업인 안티치 펠레티에리는 2008년 -10%, 2009년 -42% 등 심각한 매출감소를 보이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만다리나 덕은 그간 모기업의 재정 문제가 있었지만 브랜드 파워가 있어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면 영업 정상화가 곧 이뤄질 것"이라며 "만다리나 덕을 교두보로 삼아 유럽시장 공략에 주력해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지난해부터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유명 브랜드 인수합병(M&A)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스코틀랜드의 니트웨어 전문인 '록캐런 오브 스코틀랜드'사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 130년 전통의 스코틀랜드 캐시미어 브랜드인 '피터스콧'을 인수하면서 호익 지역에 있는 캐시미어 생산공장까지 사들인 바 있다.

지난해 이와 함께 이탈리아의 113년 된 구두 회사인'라리오'와 100년 전통의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벨페'도 인수했다. 특히 벨페는 중국 내 영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유럽 주요국의 재정 위기로 많은 유럽기업들이 싼 가격에 매물로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랜드 그룹의 중국 내 패션사업이 최근 성공을 거두면서 중국 내 이미지가 국내와 달리 명품 브랜드에 가깝게 다가가 있다"며 "중국 내 구축한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만다리나덕 외에도 많은 패션 브랜드 인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기대 매출은 1조6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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