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굵은 정치.. 떠나는 김무성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11.05.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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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4일 물러났다. 지난해 5월4일 취임한 이래 딱 1년 만이다.

선 굵은 정치.. 떠나는 김무성


임기 마지막 날인 4일에도 김 원내대표는 국회 곳곳을 누볐다.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로 골머리를 앓았다.

안으로는 당 소속 의원들을 추스리고 밖으로는 야당과 협상을 계속했다. 협상타결 이후 야권에서 교통정리가 안 되면서 불협화음이 나왔지만 한·EU FTA는 김 원내대표의 강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다.



여권 관계자는 "'김무성'하며 보통 야당과의 협상력을 얘기하지만 그의 진짜 능력은 정부와 협상할 때 드러난다"며 "한-EU FTA로 그 점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FTA 협상 과정에 정부가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압박해 왔다. 민주당과는 협상을 계속하고 난색을 표하는 정부는 압박하는 전략이었다. 결국 지난 2일 한·EU FTA 여·야·정 협상이 타결됐다.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법안 처리 과정도 그의 강점이 드러난 대목이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정부와 야당을 넘나들며 SSM법 국회통과를 견인했다.

당 장악력도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와 비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의 중간 지대에서 균형추 노릇을 하려 애썼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는 틀어졌지만 친박계 의원 대부분과는 신뢰관계를 이어갔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공공연하게 "친박계를 이끌어 박 전 대표를 도와줄 사람은 김 원내대표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친이계 내부 평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찰떡궁합'은 정치권에서 유명하다. '여의도정치'를 복원했다는 평도 들었다.

김 원내대표는 퇴임 이후에도 휴식을 취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4·27재보선 참패로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려면 중량감 있는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다.

박근혜·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중 한 명이 당권을 잡는 시나리오도 나왔지만 당권·대권 분리를 규정한 당헌·당규 때문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40대 주자들로 당의 얼굴을 바꿔야 한다는 '젊은 대표론'에 맞설 '파워대표론'의 한 축에 김 원내대표가 자리 잡을 지 여의도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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