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깜짝실적'에 IT '루저·위너' 갈렸다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11.05.0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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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노키아, RIM '패자'...삼성, HTC, 모토로라 '승자'

'애플이라는 초대형 유조선이 지나간 뒤 흔들리는 작은 보트들.'

AP통신은 지난 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IT기업들을 이렇게 비유했다. 애플의 '깜짝 실적'이 이들에게 미치는 여파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기업인 애플은 지난달 20일 순익이 9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애플은 지난 분기 2009년 4분기 이후 최초로 영업이익률이 30%를 넘어섰다.



애플의 놀라운 실적에 지난 2주간 주요 IT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AP통신은 30일(현지시간) 애플 깜짝 실적에 따른 '루저(loser)'와 '위너(winner)'를 선정해 보도했다.

루저1: 마이크로소프트(MS)
지난해 MS는 애플의 부상으로 'IT업계 시총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애플은 지난해 3분기 분기 매출에 서 최초로 MS를 제쳤다. 이후 이번 1분기 순익 규모에서도 MS를 따돌렸다.



MS는 지난 2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윈도 운영체제(OS)의 매출이 2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윈도 컴퓨터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윈도 PC 대신 애플의 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맥 판매량은 28% 증가했을 정도다. 게다가 윈도 PC의 줄어든 수요는 애플의 아이패드로 이동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아이패드 판매량 가운데 30% 이상이 PC 매출을 대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엔 상황이 이와 정반대였 다. 당시 맥은 윈도 PC의 인기로 설 자리를 잃었다.

루저2: 노키아
PC업계의 루저가 MS라면 모바일 업계의 패자는 노키아다. 노키아는 지난 27일 아웃소싱과 해고를 통 해 7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애플에게 빼앗기면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애플에게 큰 폭 밀리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지난 분기 애플 아이폰 매출이 노키아를 추월했다고 밝혔다. 아이폰은 노키아 휴대폰보다 가격이 훨씬 비싼 덕에 애플은 올 1분기 최초로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1 위 휴대폰 업체로 등극했다.

노키아는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 MS와 협력 전선을 구축하기도 했다. 자체 OS인 심비안 대신 MS의 윈도폰7 OS를 탑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노키아와 MS의 합동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윈도폰7을 탑재한 노키아 폰은 올해 말 혹은 내년 초가 지나야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 다.

루저3: 리서치인모션(RIM)
블랙베리 제조업체 림은 노키아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림은 지난 28일 2012회계연도 1분기(5월 마 감) 순익, 매출, 판매량이 기존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림의 블랙베리는 한 때 큰 인기를 얻었으나 현재는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구식'으로 여 겨지고 있다. 판매량도 계속해서 회사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림은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하반기 판매량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회의 적이다. 발표 이후 지난 29일 림의 주가는 14.3% 급락했다.

위너1: 삼성전자, HTC, 모토로라
이들은 모두 애플의 아이폰과 경쟁하고 있지만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노키아, 림과 달리 이들 기업들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폰은 기능, 외관 등이 아이폰과 가장 유사하다.

모토로라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 주력한 결과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분기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만의 HTC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대만은 1분기 총 97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2%나 늘어난 규모다. 회사 측은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 분기 매출과 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79,500원 ▼200 -0.25%)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판매량보다 훨씬 큰 폭으로 늘었다. 휴대전화에서 차지하는 스마트폰 판매 비중도 지난 분기보다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현재 IT 거물 애플과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위너2: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미국 1위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즌은 지난 1분기 신규 가입자가 큰 폭 증가했다. 지난 2월 10일부터 아이폰 판매를 시작한 덕분이다. 버라이즌의 아이폰 출시로 AT&T의 아이폰 독점 판매는 막을 내렸다.

중립:AT&T, 스프린트 넥스텔
버라이즌의 신규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AT&T와 스프린트 넥스텔은 부담이 커졌다. 이들은 아이폰 판매로 버라이즌에 가입자를 뻇기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타격은 미미하다.

AT&T는 일부 신규 고객들을 버라이즌에 빼앗겼으나 현재의 고객들이 이탈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3위 통신사인 스프린트는 적자를 기록하긴 했으나 적자폭이 당초 예상보다 절반에 그쳤다. 통신료 등을 인하해 많은 가입자를 끌어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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