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카이스트 재학생이 '카이스트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우리 4000 학우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학생식당 앞 게시판에 걸었다.
카이스트 3학년 허모씨는 대자보를 통해 "올해만 3명의 학우가 우리 곁을 떠났다"며 "문제는 성적에 따라 수업료를 차등 지급하는 등록금 정책과,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재수강 제도 등 학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학내 분위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는 대외적으로는 개성 있고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표방하지만, 학교는 우리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줄 세워 놓고 틀에 억지로 몸을 끼워 맞추도록 강요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진리를 찾아 듣고 싶은 강의가 아닌, 학점 잘 주는 강의를 찾아다닌다"며 "진리의 전당은 여기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자보엔 카이스트 재학생들에게 당부하는 내용도 있었다. 허씨는 "카이스트의 진정한 주인은 우리"라며 "카이스트를 정말 사랑한다면 주체가 되어 불합리한 것들에 맞서 함께 바꿔나가자"고 당부했다.
앞서 4일 서 총장은 공식 홈페이지에 "이 세상엔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며 "궁극적인 해결책은 각자 마음과 자세에 달려있고,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항상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글을 올려 학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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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만 카이스트 재학생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카이스트 4학년 장모씨(25)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 12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같은달 20일에는 경기 수원시에서 2학년인 김모씨(19)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으며, 지난 1월 8일에는 1학년 조모씨(19)가 자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