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 투자자 "공모가 어떡해"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1.04.0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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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가 보다 낮아…경쟁격화로 주가 전망도 '흐릿'

5월 상장을 앞둔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의 소액주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회사 측의 예상 공모가가 장외 거래가격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장외에서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는 물론 10년 전 국민주 방식으로 공모에 참여해 오매불망 상장만을 기다린 투자자들도 속이 편치 못하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의 주당 희망 공모가격은 1만4000~2만원(액면가 2500원). 최종 공모가격은 기관들의 수요예측(4월25~26일)을 거쳐 확정되지만 최근 장외가격 추이와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스카이라이프의 장외주가는 지난해 1월 1만5000원으로 올라선 뒤 10월 2만7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고 올들어서도 상장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2만~2만3000원선에서 거래됐다. 회사 측 희망 공모가보다 높다.
 
기관 수요예측 결과가 희망 공모가 범위를 넘을 수도 있고, 상장 직후 주가가 크게 오를 수도 있지만 '대박'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유선방송시장의 경쟁상황을 고려할 때 회사의 성장성에 베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라이프도 상장을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투자위험을 적나라하게 기재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유료방송 가입자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어 국내 방송·통신 서비스시장 규모도 과거와 같이 높은 성장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시장으로의 변화, 케이블TV업체의 합병으로 인한 경쟁 강화, 인터넷TV(IPTV)의 유례없는 성장세 등이 영업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사업자로서 정부의 규제리스크도 적시했다. 가입비 및 서비스조건 규제로 가입자당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경쟁심화로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감소세를 보이는 데다 최대주주인 KT 등 관계사 매출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경영에 부담이라고 밝혔다. 지상파 재전송과 관련한 재송신료 분쟁도 재무상황 및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기재했다.
 
공모가 산정에 참고가 되는 동종업계 상장사들의 상황도 불안감을 더한다. 지난해 12월23일 상장한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 현대에이치씨엔 주가는 3130원으로 공모가 3800원을 밑돈다. 스카이라이프 공모가 산정 기준 중 하나인 주가수익배율(PER)은 26.8배. 현대에이치씨엔 28.1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방송시장이 포화상태지만 결합상품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며 "최종 공모가나 상장 뒤 주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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