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증시에 '한숨쉬는' 부동산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1.04.04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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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 부동자금 흡수·인플레 자극 → 금리 인상 → 부동산 수익률 악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부동산시장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증시와 부동산시장은 시중 부동자금 흐름을 놓고 제로섬게임 관계에 있어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 부동산시장은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과거보다 낮아진 터라 주식시장의 선전이 지속될수록 부동산시장이 입는 타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주가상승은 가뜩이나 불안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어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기거나 인상폭을 확대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부동산시장은 최근 주가상승이 이래저래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송이ⓒ전송이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코스피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2121.01로 마감했다. 2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을 반영,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27%에 달한다.

증시의 자금흐름도 양호하다. 주식 직접투자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5조5283억원(3월31일 기준)으로 1개월 전보다 852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줄기차게 이탈하던 주식형펀드도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말 기준 주식형펀드(국내외 포함) 수탁액은 101조2712억원으로 2월 말보다 2401억원 증가했다.



최근 주가상승 이후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가 재차 늘어나는 조짐이 보이지만 지난 1월말 99조원을 찍은 후 반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부동산시장은 연초 반짝 활황세를 보이다 다시 주춤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3월 첫째주에 15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후 4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주 0.01% 올라 5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이는 개포지구 재건축이 승인되면서 강남권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일시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주가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 기준금리 인상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부동산시장엔 부담이 된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오르면 기대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람들도 더 쉽게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7% 올라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3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치의 상단을 벗어난 것이다. 농축산물 가격과 유가급등뿐 아니라 주가와 전·월세 상승도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전문가들은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최소 0.5%포인트 오른 3.5%까지 상승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적어도 6%대 후반이나 7%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이자부담이 가중돼 부동산시장의 자금 유입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셈이다.

여기에 금융감독당국이 과도한 대출에 따른 가계부실을 우려, 최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원상복귀하는 등 부동산 자금의 물꼬를 틀어막고 있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인상시 은행예금에 비해 상대적인 수익률이 떨어지므로 직격탄을 맞는다"며 "추가 금리인상이 확실시돼 투자심리가 악화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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