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현대건설 인수 후 첫 월례조회 하던 날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1.04.0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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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의 계동출근" 목멘 정몽구 회장

"오늘은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의 일원이 돼 함께 첫 발을 내딛는 매우 뜻 깊고 역사적인 날입니다.…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과 한 가족이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1일 계동 현대건설 사옥 지하 2층 대강당. 정몽구 회장은 연설 중간중간 목이 메는지 말이 끊겼다. 집안의 장자로서 옛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되찾아온 감격의 순간이었다.



정 회장은 이날의 감동을 계동사옥으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11년 만에 현대건설 사옥으로 출근하게 돼 감개무량하다. 앞으로 (계동 사옥으로) 자주 출근할 계획이다"

오전 8시 진행된 현대건설 (34,100원 ▼150 -0.44%) 월례조회는 정몽구 회장이 주관했다. 정 회장이 입장하기 전 사회자는 "회장님이 자리에 앉으실 때까지 임직원은 박수를 멈추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미리 준비해온 연설문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그는 "현대건설 임직원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 역군이라는 자부심과 한국 건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새로운 현대건설의 미래를 향해 함께 도전하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건설 사기를 흔들고 있다.↑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건설 사기를 흔들고 있다.


2001년 8월 현대가(家)에서 완전히 분리된 이후 주인 없이 표류하다 옛 주인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임직원들의 자세는 남달랐다.

2000년 형제간 분쟁 이후 현대그룹이 쪼개진 직후 현대건설은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그해 현대건설은 1차 부도를 맞고 다음해 6월 채권단이 2조9000억원 출자전환하면서 그룹에서 완전 분리됐다.


지난 10년 동안 정몽구 회장은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빅5로 육성하고 현대제철을 통해 선친(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오랜 숙원이던 고로사업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정 회장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철강과 더불어 현대건설을 그룹의 3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밝혔다. 그의 선언은 그룹 성장의 진정한 기틀을 현대건설 인수로 완성했다는 포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하며 향후 현대건설에 10조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룹 내 계열사들과 시너지의 한 방법으로 해외 고속철 사업에 현대로템과 동반진출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자동차가 해외 거점을 건설할 때 현대건설이 맡고 물류를 글로비스가 책임지는 방식도 대표적인 시너지의 하나다.

현대건설 임직원은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건설 깃발을 전달하자 정 회장은 단상 중앙에서 깃발을 힘차게 흔들었다. 670여 임직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오너의 귀환'을 박수로 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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