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의 기업어음(CP)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29일 서울 강남 뱅뱅사거리에 있는 LIG홀딩스 본사 앞에 모여 LIG그룹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30일 건설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LIG건설은 주주들에게 '제34기 정기주주총회 소집 철회통지서'란 제목의 우편을 발송했다. LIG건설의 정기주총은 이달 31일로 예정돼 있었다. 주주들은 그동안 'LIG건설 사태'와 관련한 해명을 듣기 위해 주총을 기다리던 터여서 느닷없는 취소 소식에 또다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A투자자문사의 경우 LIG건설 주식 5만주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LIG건설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액면가의 2배인 주당 1만원에 총 5만주(5억원)를 장외시장을 통해 사들였다. 일부 저축은행도 LIG건설의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도 LIG건설의 이 같은 행동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법정관리 기업의 정기주총 철회는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주주와의 모임이란 형식을 통해서라도 주주들에게 그간의 경영난을 해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관례이자 대주주로서 최소한의 예의"라며 "대주주의 비도덕적인 행동에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어 앞으로 그룹 전체에 끼치는 악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업계도 LIG그룹의 대주주들의 도덕적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다른 계열사 주식에 대해서도 재평가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특히 기업의 지배구조를 중시해 투자를 결정하는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법정관리 직전까지도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에 LIG그룹 대주주들에게 도덕적 책임 물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 지배구조의 문제이며 LIG건설의 사태가 향후 다른 계열사에서 반복되지 않으리란 걸 장담할 수 없어 그룹 전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보는 기관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