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연료봉 심하게 손상, 불안한 3가지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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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남쪽 16km 지점 바닷물 방사성요도131 평상시의 58배로 높아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의 노심(爐心) 냉각을 서두르는 것은 연료봉의 손상이 매우 심하다고 보여 지기 때문이다. 원자로 안의 냉각수가 줄어들어 연료봉의 상당한 부분이 노출돼 일부가 녹아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많다. 2호기도 1호기처럼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물을 주입하면 압력용기 안의 압력이 상승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오염수가 많아질 우려도 있어 주입량을 신중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플루토늄까지 검출돼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언제쯤이면 원전사고를 말끔히 처리하고 방사능 방출이 그칠까. 원전사고가 일어난지 16일이나 지났지만 해결기미는 잘 보이지 않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닛케이가 보도한 원자력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3가지 점을 소개한다.



불안1 1호기 ‘공다키에 가까운 상태

1호기는 지진이 발생한 뒤 연료봉의 노출이 처음으로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의 주입으로 수위는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연료봉의 노출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손상비율이 가장 높다고 보여진다.



정상적으로 운전될 때 원자로 안의 온도는 약285℃이지만 22일경부터 상승해 한때 400℃에 달했다. 물의 주입량을 늘려 200℃까지 떨어졌지만 29일 오전2시에는 다시 329℃까지 상승했다. 도쿄전력은 28일 밤부터 물 주입량을 20% 가량 늘려 29일 오후에는 300℃를 밑돌았다.

도쿄전력 데이터로 볼 때 약 4m 길이의 1호기 연료봉은 약40%에 이르는 160~165cm가 수면에서 벗어나 공기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다카하시 도쿄공업대 조교수는 “1호기 연료봉은 대부분이 노출돼 마른 상태에 가깝게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자로 안이 4~5기압인 상태에서 수증기 온도가 이정도로 높게 되는 것은 보통은 없다”며 “연료봉이 거의 냉각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쓰나미로 전원이 상실됐을 때 처음에 작동되던 비상용 시스템으로 냉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1호기에서는 압력 데이터 등으로 볼 때 압력용기 자체는 비교적 건전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 때문에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누출되는 것은 현재로서는 적은 것으로 여겨진다.

2호기 압력용기도 이제 불안정

1호기에 이어 손상 정도가 크다고 보여지는 것은 2호기다. 후타노가타 도쿄공업대학 원자로공학연구소 교수는 “연로봉은 절반 이상 녹아내렸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녹아내린 연료는 물로 냉각돼 고체화돼 압력용기의 밑에 쌓여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바닥의 약한 부분과 제어봉을 넣는 파이프 등으로부터 격납용기로 누출돼 주위로 고농도 오염이 연결됐을 것으로 분석한다. 29일 저녁에는 압력용기 안의 온도가 약200℃까지 상승하는 등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1,2호기와 비교해 3호기의 연료 손상정도는 낮은 것으로 보여진다. 연료 온도 등도 안정돼 있다. 다만 터빈 건물에 고인 물 웅덩이 표면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750밀리시버트로 2호기 터빈 건물 다음으로 높다. 용기의 부분적 손상 등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불안3 3호기를 포함해 오염수를 제거하는 데 난항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물을 주입하는 것과 동시에 터빈 건물 지하에 고여 있는 방사성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물을 급히 제거하고 있다. 오염수를 제거하지 않으면 펌프와 배선에 작업원이 접근할 수 없어 본격적인 냉각기능을 회복시킬 수 없다.

오염수의 배출은 24일에 1호기에서 착수했다. 오염수를 터빈 건물 안에 있는 원자로에서 나오는 수증기를 냉각시켜 물로 만드는 복수기(復水器)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3대의 펌프를 사용하고 있지만 처리되는 물의 양은 시간당 약20에 불과하다.

1호기의 복수기 용량은 1600t으로 아직 여유가 있다. 고여 있는 오염수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하는 작업원도 있지만 정확한 양은 파악할 수 없다. 언제 작업이 완료될지 불확실하다.

2,3호기의 복수기 용량은 3000t이지만 2개 모두 물이 꽉 차 있는 상태다. 복수기에 오염수를 주입하려면 이미 들어있는 물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켜야 한다. 이런 ‘구슬치기작업’이 3호기에서 28일에 시작돼 29일 저녁에는 2호기에서도 시작됐다.

원자력위원회는 29일 밤 기자회견에서 “오염수를 인공연못과 사용하지 않는 탱커에 처리하거나 미군의 힘을 빌리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장시설을 만들 때에는 오염수가 누출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사업자로서는 현시점에서 (오염수를) 밖으로 내보낼 예정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29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6km 남쪽에 있는 이와자와 해안에서 채취한 바닷물 중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인 요오도131의 농도를 발표했다. 28일 오전8시45분에 채취한 물에서는 국가가 정한 기준치의 58.8배의 농도로, 전날의 7.3배보다 급격히 증가했다.

27일에는 이 원전의 북쪽 바닷물에서도 고농도 요오도131이 검출됐다. 보안원은 “연안에서는 북에서 남으로 해류가 흐르고 있어 방사성물질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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