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국유화 조치 '오락가락'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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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 “아니다” 전략장관 “있을 수 있다” 엇박자 속 주가는 47년만 최저치 굴욕

도쿄전력은 국유화될까.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물질 누출사고로 피난한 주민들에게 거액의 배상 책임이 있는 도쿄전력의 국유화 여부를 놓고 일본 정부 안에서 엇박자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장관들의 엇갈린 발언은 국민들을 더욱 헷갈리게 한다.

에다노 관방장관은 29일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일시 국유화 등) 그런 검토를 정부 기관에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방장관은 정부대변인이므로 국유화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정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겐바 고이치로 국가전략장관은 이날 각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쿄전력이 향후 어떻게 돼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가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유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이다.

도쿄전력의 국유화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이번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에 따른 보상금액이 도쿄전력의 배상능력을 벗어날 것이 거의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원전사고를 둘러싼 보상 금액이 수조엔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전 피난지역 주민과 농산물 출하가 정지된 농가, 방사능 확산에 따른 피해 등 대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배상 규모가 얼마나 될지 구체적 규모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도쿄전력의 국유화를 따지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도쿄전력의 ‘일시 국유화’가 법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인데다 주주와 채권자 등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게다가 현재는 원전사고 복구 작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어 보상액이 얼마까지 불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산업성 간부는 이와관련, “(도쿄전력 국유화 문제는) 간단한 얘기가 아니다. 지금 이대로는 국민의 이해도 얻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쿄전력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130엔 떨어진 566엔에 마감됐다. 이는 1964년4월 이후 47년만의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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