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 왜 지원 못했나

더벨 문병선 기자 2011.03.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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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건설 법정관리]1500억원대 자금지원 요청에 막판 "불가" 통보

더벨|이 기사는 03월22일(11:4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LIG건설이 'LIG그룹'이란 백그라운에도 불구하고 21일 법정관리를 전격 신청한 것은 그룹 차원에서 지원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LIG건설은 지난해 중반 대주주들에게 '유상증자' 또는 '보증'을 통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요지는 LIG건설이 증자를 추진할 때 대주주들이 참여하거나,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하되 LIG그룹 대주주 또는 LIG그룹 주력 계열사가 보증을 서주는 방안이다. 규모는 2000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 딜은 막판 수포로 돌아갔다.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딜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서명을 눈앞에 두고 LIG그룹 자금부서 쪽에서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견은 하루 전에도 감지됐다. LIG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LIG그룹에 약 1500억원대 지원 의사를 물었고 이를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가 열렸다.

그러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사회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사회 내부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무슨 이유 때문인지 번번이 LIG건설 지원이 막힌 것이다.

LIG건설은 구씨 일가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대주주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지배구조다. LIG건설의 대주주는 '티에이에스(TAS)'라는 자본금 1억원의 페이퍼 컴퍼니다. TAS의 대주주는 구본상 사장 등 LG그룹 창업 가문인 구철회씨의 3세 및 4세들로 구성됐다.


이 중 구본상 사장이 장남과 함께 28.62% 지분을 갖고 있어 절대 주주다. 동생 구본엽씨의 지분(14.31%)까지 더하면 40%가 넘는다. 구 사장이 LIG건설 인수를 주도했던 만큼 마음만 먹는다면 LIG건설의 자본 확충 문제를 쉽게 결론내릴 수 있는데도 이사회까지 열어 지원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는 다른 대주주의 반대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TAS의 정확한 주주 명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나온 것이 2009년말 자료다. 이에 따르면 다른 대주주로는 구영호씨, 구본욱씨, 구준모씨 등이 있다. 이들은 사촌 형제 또는 구본상 사장의 조카 등이다. 또다른 법인 주주로는 넥스젠캐피탈(16.22%)과 KB메자닌사모증권투자신탁제1호(14.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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