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고베 때와 '판박이'…"코스피 회복 빠를 것"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1.03.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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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일본은 지진이 잦은 나라다. 이번 대규모 지진은 과거 고베지진과 많은 점이 닮아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일본증시는 물론 국내증시 흐름이 고베지진 당시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베지진은 지난 1995년 1월 17일 일본 효고현의 고베시와 한신지역에서 발생했다. 고베시 반경 100km 안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탓에 피해가 가장 컸던 고베시의 이름을 따 '고베대지진'으로 불린다.



지진강도는 7.2로 당시 일본의 지진관측 사상 최대규모였다. 이 지진으로 6300여명이 사망하고 총 1400억 달러 규모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특히 조선, 철강산업의 중심지였던 고베시의 파괴로 지역 산업활동이 마비됐다.

일본열도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이번 대지진은 고베지진과 닮았다. 이번 지진강도는 9.0으로 고베지진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진 직후 해안지역에 쓰나미가 밀어 닥치면서 이와테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에 피해가 집중, 산업시설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점도 유사하다.



닛산, 혼다,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업체들이 잇달아 생산중단을 선언했고 전자, 반도체, 정유화학 공장들도 상당 부분 가동을 멈췄다. 고베지진보다 피해지역이 광범위해 물류 운송에 차질이 빚어져 산업전반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은 차이점이다.

증시흐름도 고베지진때와 유사한 양상을 띌 것으로 관측된다. 고베지진 직전 거래일인 1995년 1월 13일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만9331포인트로 마감했다.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 주가는 전날보다 90포인트 하락했고 이튿날에는 18포인트 떨어졌다.

지진발생 초반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이던 증시는 피해규모가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휘청이기 시작했다. 지진발생 5일만인 23일 1만8000선이 무너졌다.


지진이 나고 한 달이 지난 2월 17일까지 지수는 1만7000~1만8000선을 오가며 갈팡질팡했다. 그러나 3월말부터 1만5000선으로 주저앉기 시작하더니 낙폭을 점점 키웠다. 피해규모가 드러나고 재건작업이 본격화될 쯤인 6월 중순부터 7월초 사이 지수는 이미 1만4000선까지 주저앉아 있었다.

반면 일본증시가 6개월만에 폭락하는 사이 국내증시는 다소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낙폭을 회복하고 정상화됐다.

코스피 지수는 고베지진이 발생하기 전날 1.2% 내렸고 당일날도 0.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지수는 지진 하루만에 1.0% 상승하면서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상승흐름은 지진 일주일 후까지 이어졌다.

일본증시 침체로 지진 한 달 이후인 2월말 코스피 지수도 900선이 무너지면서 흔들리기는 했다. 그러나 3월 들어 상승세로 가닥을 잡은 코스피는 지진 6개월 후인 7월 지진 이전수준으로 정상화됐다.

일본증시가 6개월만에 1만9000선에서 1만4000선으로 추락하는 동안 국내증시는 다소 타격은 입었지만 이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것. 이번 대지진 충격으로 일본증시가 이틀째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예전보다 낮아졌기 때문에 국내증시가 일본 대지진 충격을 흡수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그만큼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진피해 규모와 재건 가능성에 따라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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