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메이저 신주인수권증서 상장 속내는

더벨 안영훈 기자 2011.03.0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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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선택권 부여 vs 우호세력 확보 사전작업

더벨|이 기사는 02월24일(11:3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동양메이저 (921원 ▼4 -0.43%)가 내달 8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을 앞두고 신주인수권증서(Right)를 상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각에선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3자 배정 등 사전작업의 하나라는 분석이다.



신주인수권증서란 상장기업의 유상증자 청약권리인 신주인수권을 유가증권 형태로 나타낸 것으로, 지난 2002년부터 증권거래소 상장을 통해 매매가 가능해졌다.

동양메이저의 신주인수권증서가 상장된 것은 지난 21일이다. 상장된 신주인수권증서는 보통주와 4우선주를 대상으로 발행됐으며, 그 규모는 각각 1억2412억8002주, 1599만1532주다. 동양메이저의 신주인수권증서는 오는 25일까지 거래가 가능하고, 28일 상장폐지된다.



즉 25일까지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입한 투자자는 기존의 동양메이저 주주가 아니더라도 매입주수만큼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가 가능하다. 반대로 기존 주주는 신주인수권증서 거래 종료 후 남아있는 신주인수권증서만큼 물량을 배정받고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동양메이저측은 일반 투자자들의 유상증자 청약 기회의 폭을 넓히기 위해 신주인수권증서를 상장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호적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유상증자에서 신주인수권증서 상장은 흔치 않은 일이다. 직접금융(Equity Financing) 활성화 추진과 상장회사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지만 별다른 투자메리트를 가지지 못한 탓이다.

실제로 유상증자 발행가가 기존 주가보다 낮거나 유상증자 이후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다면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증서 매각 가능성은 낮다. 반대로 유상증자 이후 주가하락이 예상된다면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입해 유상증자 청약에 나서는 투자자를 찾기는 힘들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유상증자 투자메리트가 크면서 주주들의 자금력 부족 등 특수한 상황 외에는 거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아 신주인수권증서 상장시장은 개설된 지 9년이 지났지만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동양메이저의 보통주 유상증자 1차 발행가는 2500원(할인율 0%)이다. 확정발행가는 내달 4일 1차 발행가와 2차 발행가 중 낮은 발행가로 결정되는데 현재는 1차 발행가인 2500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3일 종가기준 동양메이저의 주가는 주당 2700원으로, 지난 14일 이후 소폭 상승해 21일 2800원을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시장에선 동양메이저의 유상증자 청약 메리트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입하려는일반 투자자들은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주주배정 청약에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하면 그 후에 이뤄지는 일반공모 청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시장에서는 동양메이저가 유상증자 실권주를 제3자 배정 등으로 처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신주인수권증서 상장도 우호세력의 확보를 위해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주 대신 계열사나 우호세력이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입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일반공모 청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실권주 인수를 위한 제3자 배정 부담도 적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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