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콤' 무장한 태블릿PC들 "아이패드2 꼼짝마!"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1.02.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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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서 10여종 쏟아져…"10인치가 대세? 크기승부 이제부터"

'숨고르기는 끝났다. 이제 진검승부다.'
 
태블릿PC시장의 빅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4월 애플이 '아이패드'를 공개하면서 태블릿PC시장이 태동한 가운데 지난 14~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주요 제조사들이 10여종의 태블릿PC를 쏟아내면서 '태블릿PC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주요 태블릿PC 제품 모두 올 상반기에 출시돼 애플 '아이패드'와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쏟아지는 태블릿PC



안드로이드진영의 좌장격인 삼성전자 (64,400원 ▼1,900 -2.87%)가 '갤럭시탭 10.1'로 테이프를 끊었다. 이 제품은 기존 17.78㎝(7인치) '갤럭시탭'의 화면을 키우고 구글의 태블릿PC 전용 안드로이드3.0 운영체제(OS) 허니콤과 1GHz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MWC 개막 전날인 지난 13일 삼성전자의 신제품 발표현장에서 메인제품인 '갤럭시S II'보다 행사 말미에 소개된 '갤럭시탭 10.1'이 더 큰 관심을 받을 정도였다.
 
LG전자 역시 첫 태블릿PC이자 22.6㎝(8.9인치)라는 중간크기에 듀얼코어를 택한 '옵티머스패드'를 공개하며 시장석권을 노리고 있다. 8.9인치는 한손에 잡히는 '휴대성'과 웹화면 전체를 볼 수 있는 '활용성'을 절충한 크기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모토로라 역시 지난 1월 세계 가전박람회인 CES에서 공개돼 최고제품상을 수상한 세계 첫 허니콤 탑재 듀얼코어 태블릿PC '줌'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HTC도 정전식 터치펜을 적용한 첫 태블릿PC '플라이어'를 공개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7인치 모델인데다 MWC에서는 미완성 테스트모델만 유리전시대 안에 선보여 논란이 일기도 했다. ZTE와 화웨이 등 중국계 업체들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7인치 패드를 들고 나왔지만 완성도는 선발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지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다만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독자플랫폼 기반의 태블릿PC도 잇따라 선을 보였다. 블랙베리 제조사 리서치인모션(RIM)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블랙베리OS 기반의 '플레이북'을 와이파이 전용모델로 확장했다. 기업용 모델이라는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게임이나 영상재생, 앨범기능 등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한 게 눈에 띈다. HP도 지난해 인수한 팜의 웹OS를 기반으로 한 '터치패드'를 선보였다. HP는 웹OS의 빠른 반응속도에 주안점을 뒀다.

'허니콤' 무장한 태블릿PC들 "아이패드2 꼼짝마!"


◇태블릿PC 경쟁가열 왜?



태블릿PC를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는 것은 애플 '아이패드'의 흥행돌풍에 경쟁 제조사들의 위기의식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무려 148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했는데 올해는 2배 이상 늘어난 365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애초 태블릿PC 효과에 반신반의하던 경쟁사들도 태블릿PC가 노트북PC와 데스크톱PC 수요마저 잠식해가는 데다 미디어 소비기기로 자리매김하면서 부랴부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게다가 주요 기업고객들도 업무목적 기기로서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크고 업무활용도가 높은 태블릿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문제는 달리는 애플의 고삐를 누가 잡아채느냐다.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탭'이 나오면서 신호탄을 쐈지만 7인치라는 크기의 한계와 구글 안드로이드OS가 태블릿에 부적합하다는 지적 때문에 판매량은 150여만대에 그쳤다. 그러나 구글이 안드로이드3.0 허니콤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안드로이드3.0은 8~10인치 화면을 갖춘 태블릿기기 전용 플랫폼으로 홈스크린에 다양한 위젯과 화면분할 및 알림기능, 3차원(3D) 기반의 앱구동 등을 지원하며 빠른 처리속도로 태블릿의 첨단기능을 십분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허니콤 기반의 제품은 스마트폰과 달리 아직 제조사별 사용자환경(UI)의 최적화(커스터마이징)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제조사들의 정책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 역시 빠르면 4월에 프로세서와 메모리, 카메라 등의 사양을 개선한 '아이패드2'를 선보이며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아이패드2'가 이미 생산에 들어갔으며 연말에는 '아이패드3'까지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아이패드2'는 지난 2일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아이패드'용 뉴스앱 '더데일리'를 발표하면서 모습이 공개됐다. 업계에서는 전열을 정비한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아이패드'가 치열한 혈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급성장세 태블릿PC시장


시장조사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세계 태블릿PC시장은 급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가트너는 지난해 2000만대 수준이던 태블릿PC시장이 올해 6500여만대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DC는 같은 기간에 1700만대던 시장규모가 4500만대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출시 여부도 관심거리다. 일단 4월이 분기점으로 보인다. 삼성 '갤럭시탭 10.1'과 LG '옵티머스패드', 모토로라 '줌' 등이 4월을 전후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RIM '플레이북'의 국내 출시가 결정됐고, HP도 '터치패드'의 국내 출시를 타진하고 있다. 대만 PC업체 에이서도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 업체 엔스퍼트도 새 모델 '아이덴티티탭 크론' 새 모델을 빠르면 3월에 출시하기로 했다. 태블릿PC의 최강자 애플 역시 달라진 한국시장의 위상을 고려해 '아이패드2'를 상반기 안에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40만대 정도였던 국내 태블릿PC시장은 올해 200만대, 2012년 4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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