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에 보복관세 승인…'무역전쟁' 점화되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1.02.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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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산 철제 파이프에 보복관세 부과를 최종 결정하며 지난해 연이은 보복 관세 부과 뒤 한동안 잠잠했던 미-중간 ‘무역 전쟁’이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중국산 강관(steel pipe)에 평균 86%의 보복 관세를 물리는 안을 7일(현지시간) 최종 승인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ITC는 이날 원유 시추에 사용되는 중국산 철제 굴착 파이프에 반덤핑 관세 등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한 표결을 찬성3 대 반대3으로 마쳤다. 상무부는 지난달 중국 업체들에 대해 최대 98.74%의 반덤핑 관세와 53.65%의 상계관세 부과를 결정했었다.

ITC의 이날 최종 승인으로 이번 달부터 중국산 강관에 관세가 적용된다. 중국의 유정 굴착 파이프 제조업체는 미국 수출 시 최소 18.18%의 상계 관세를 지불해야 하며, 반덤핑 관세 등이 더해지면 평균 86%의 관세를 물게 된다.



이러한 결정은 미국 철강업계의 불만 제기에 따른 것이다. 미 철강업체들은 중국산 유정 굴착 파이프 가격이 불공정하게 책정돼 미국 회사들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ITC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 미국 최대 철강사인 US스틸, 미국 철강노조연합 등도 이러한 문제제기에 지지의사를 밝혀 왔다. 미국은 타국의 불공정 무역으로 인해 자국 기업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을 경우, 직접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로서 한동안 잠잠했던 양국 간 무역 전쟁이 다시 한 번 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미국산 닭 가공제품에 대해 5년간 최대 105.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 했으나 이후에는 뚜렷한 움직임 없이 수세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당시 중국은 미 하원세입위원회가 중국을 겨냥해 환율조작이 의심되는 국가의 수입상품에 보복관세를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데 대한 보복성 조치로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미국은 최근 들어 중국에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하기 위해 브라질과도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7일 브라질을 방문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브라질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밝히며 중국을 대항해 미-브라질 간 연합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냈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브라질 헤알화 절상이 중국의 위안화 정책 때문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남기며 편 가르기를 시도했다. 브라질은 최근 헤알화의 급격한 절상으로 자국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브라질 정부 역시 값 싼 중국 제품의 수입이 늘어나자 중국의 위안화 절하가 자국 수출 경쟁력 저하의 중요 원인이라는 불만을 드러내 왔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급증하자 이와 관련한 정책 마련을 위해 현재 통상·외교 관료와 기업인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테스크 포스를 꾸려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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