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 "미국의 女心을 사로잡겠습니다"

머니투데이 유현정 기자 2011.01.31 08:09
글자크기

이르면 내달, 이미용 기기와 스팀효과 결합한 화장품 미국서 런칭

↑ 한경희 한경희생화과학 대표 ↑ 한경희 한경희생화과학 대표


"미국시장에서 1년 안에 100억 매출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사장)가 미국 화장품 사업의 본격적인 진출을 앞두고 내건 포부다.

2001년 국내 최초로 스팀 청소기를 출시한 이래 해마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며 어느덧 연 매출 1600억원 규모의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 한경희 생활과학이 올 초 화장품 사업으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한경희 사장은 27일 저녁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신년 인사회를 갖고 그간 펼쳐왔던 해외 사업과 미국에서 준비 중인 신사업에 대한 근황을 얘기했다.

한 사장은 2~3월 중 미국 시장에 런칭할 화장품에 대해 "화장품 역사상 아하(AHA, 알파하이드록시액시드의 준말로 각질제거와 세포재생 효과가 있는 카복실산을 총칭하는 용어) 이후 최고의 기술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며 "제품 출시도 하기 전에 미국 피플지에 혁신 화장품으로 소개됐다"고 밝혔다.



한 사장이 자신 있게 공개한 혁신의 비법은 'SA(Steam Activator)사이언스'다. 스팀을 내뿜는 미용기기가 얼굴의 모공을 넓혀주어 그 후 바르는 화장품의 흡수를 돕는 것이다. 화장품 성분도 스팀으로 활성화가 되는 성분으로 결합해 효과를 배가시켰다.

한 사장은 "미국에 세운 연구소를 통해 새로운 성분과 새로운 접근으로 개발했다"며 "한국 기업으로서 (미국에서) 독보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브랜드명은 '한 세라퓨틱스(HAAN therapeutics)'. 치료가 되는 화장품이란 뜻으로 이미 상표등록도 마쳤다. 스팀기와 클렌저, 앰플, 매직포션(미용기기), 크림을 합쳐 1000불(60일분)이나 되는 고가로 주 타겟은 구매 여력이 되는 3~40대 여성이다.


유통방식은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어 구매하는 인포머셜(TV 광고), 다이렉트 리스폰스 마케팅(신문 광고)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 전문 화장품 유통 체인인 '세포라'와 백화점 등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한 사장은 "미국에서 1조 단위의 화장품 브랜드를 두 개나 런칭한 유명한 브랜드 마케터를 현지 부사장으로 영입해 제품 기획 단계서부터 출시까지 모든 부분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화장품 사업을 먼저 성공하고 난 후 내년께는 국내 시장에도 진출할 생각이다. 국내서는 2008년 자회사인 에이치케어를 통해 화장품 브랜드 '오앤(O&)'을 출시한 바 있다. 국내가 색조 위주라면 미국 시장은 순수 스킨케어에 초점을 맞췄다.

한경희 생활과학은 올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지 3년째다. 그는 "매출에서 욕심내기 보다는 탄탄한 브랜드를 키우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며 "지금까지는 투자단계였고 앞으로는 기본적인 영업이익이 나올 수 있는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사장은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중국에 법인을 세운 것 자체가 미국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 목적이었다"며 "중국은 유사품도 많고 유통 인프라도 부족해 리스크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대비 효과가 느리거나 아예 없는 중국보다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미국 시장에 당분간은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장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상장을 하면 투명하고 좋은 시스템이 자리 잡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단점도 있다"며 "회사가 상장의 단점을 극복하고 외풍에 시달리지 않을 정도가 되면 상장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