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하락에 금펀드 '주춤', 너무 올랐나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1.01.2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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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조정 전망 많아, 변동성 확대엔 주의해야

지난해만 해도 30~40%대 수익률로 잘 나가던 금펀드들이 새해 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25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0억 이상인 금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 7.75%로, 원자재 펀드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펀드상품별로 보면 IBK골드마이닝증권(주식)과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은 각각 연초 대비 -10.38%, -10.04%의 수익률로 이미 두자릿수 손실을 보고 있다.



또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1(-8.78%), 현대HIT골드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5.95%),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4.38%), PCA골드리치특별자산투자신탁A-1(-4.21%), 미래에셋맵스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투자신탁(-3.76%) 등 대부분의 금펀드들의 올해 수익률이 마이너스권이다.

섹터펀드인 금펀드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원자재펀드 전체 수익률도 연초 대비 -1.22%의 수익률로, 손실 국면에 접어들었다. 같은 원자재펀드 섹터펀드인 농산물펀드가 연초 대비 3.69%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금펀드가 원자재펀드 수익률 악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자금 이탈도 감지된다. 금펀드에선 지난 1개월간 10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중 7억원이 지난주 빠져나갔다. 최근 1개월간 천연자원펀드에 1531억원, 농산물펀드에 423억원이 순유입된 것과는 대비된다.

금펀드의 수익률 하락은 국제 금 시세 하락이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전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2월물 가격은 3개월 최저인 온스당 1332.3달러까지 떨어졌다. 특히 금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6.3% 미끄러졌다. 1997년 이래 최악의 한달 성적이다.


올 초만 해도 금값이 온스당 1400~16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유럽 불안이 진정되고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면서 안전 투자처로서의 금의 매력이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자산운용업계는 금값 하락이 단기에 그치면서 금펀드도 수익률을 차츰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금 상장지수펀드(ETF)나 관련 파생상품에서 일시에 투자자들이 이탈할 경우, 금값 하락세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주의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 과장은 "최근의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회복으로 투자매력이 하락하면서 금값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중국, 인도 등의 금을 통한 외화자산 다변화 노력과 기축통화 논쟁 등에 힘입어 금 수요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 금값 상승을 이끌었던 금 수요의 상당 부분을 투자 수요가 차지했다"면서 "투자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매물이 몰리면서 금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금값 약세는 급등 부담과 긴축 우려 등으로 인한 단기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인플레이션 헤지와 달러, 유로 등 기축통화의 위상 하락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론 금값이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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