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보도 보수도 "이멜트 문제 있다" 오바마 비판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1.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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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오바마 친기업 행보 비판…티파티 계열 프리덤웍스, 이멜트 퇴진 운동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최근 친기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으로부터 동시에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패배 이후 보수층을 다독이는 데 애쓰고 새해 들어서는 2012년 재선을 겨냥,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강화 등 중도적 어젠다를 들고 나섰지만 차가운 역풍을 맞고 있는 것.

기왕부터 오바마 대통령에 반감을 지녔던 보수 진영은 선뜻 환심을 주지 않고 있으며 오바마 행정부에 개혁 정책을 제안해 온 진보적 지식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변화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을 백악관 일자리·경쟁력 자문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서는 곳곳에서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24일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기업에 좋은 것이 미국에도 좋다'는 생각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친기업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미국의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이멜트 회장을 기용했겠지만 GE는 미국에서 일하는 직원이 절반도 안되고 얻는 수익도 절반이 안되는 미국의 번영과는 관계가 없는 기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부에서 수완 좋은 금융권 인사보다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이멜트 회장을 기용한 것을 반기고 있지만 사실 GE도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GE캐피탈을 통해 금융업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하는 경쟁력 강화에 대해서도 그의 반기업적 이미지 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잘못된 '신화'이자 당면한 문제에 대한 판단 오류라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일으켰던 이데올로기가 다시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이멜트 회장 기용에 대한 일부 보수단체들의 반응은 오히려 더 강경하다. 티파티 계열로 작은 정부와 감세를 주창하는 보수단체 프리덤웍스는 이멜트 회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프리덤웍스는 이멜트 회장 기용은 완전한 정경유착이라며 이제 정부와 기업간 유착을 끊어야 할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원인 이멜트 회장의 기용은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같은 재계 단체의 지지를 얻었지만 프리덤웍스와 티파티 등은 로비를 통해 보조금 지원과 면세를 이끌어 내 이익을 얻는 기업들에 비판적이다.

전통적 공화당원들은 여전히 GE 같은 대기업을 지지하지만, 티파티 등 '풀뿌리'를 표방하며 소시민들로 구성된 보수층에서는 기업들에 깊은 의혹의 눈길을 갖고 있다.

맷 키비 프리덤웍스 대표는 "정부와 대기업 사이의 부도덕한 로맨스를 끝낼 때가 됐다"며 "너무 오랫동안 대기업들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의 희생으로 이윤을 얻었다"고 비판했다.

또 보수적 싱크탱크인 공공정책연구센터(NCPPR)의 톰 보렐리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과 이멜트 회장은 서로 의존적"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돈이 필요하고, 이멜트 회장은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GE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하는 배출총량거래제를 지지하는데,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재생에너지 사업의 선두주자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보렐리 연구원은 "미국은 납세자들의 돈을 뜯는 흡협귀 같은 CEO가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가진 경제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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