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입은 '에쿠스' 나온다

머니투데이 최인웅, 김보형 기자 2011.01.2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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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모던 프리미엄' 시동…영업점 고급화·대형화도 추진

↑현대차 '제네시스 프라다'↑현대차 '제네시스 프라다'


현대자동차가 에르메스, 프라다 등 명품브랜드와 손잡고 수입차들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최근 '싸게 많이'보다 '가치'를 팔겠다며 제시한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의 신호탄인 셈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09년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여 화제를 모은 '제네시스 프라다'를 오는 4월쯤 공식 출시한다. 아울러 플래그십(기함) 세단인 '에쿠스'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디자인을 입힌 '에쿠스 에르메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대중차 이미지가 강한 현대차의 브랜드파워를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과 손잡고 명품차를 제작하기로 했다"면서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품' 에쿠스·제네시스='에쿠스 에르메스'는 '제네시스 프라다'(사진 왼쪽)에 이은 현대차의 2번째 명품 브랜드 전략으로, 갈수록 거세지는 수입 브랜드의 고급차시장 잠식을 막는 동시에 국내외에서 현대차의 브랜드이미지를 한단계 끌어올리려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측은 일단 "에르메스를 비롯한 몇몇 명품 브랜드와 접촉해 에쿠스에 걸맞은 디자인을 접목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중인 것은 맞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그러나 현대차와 에르메스가 이미 지난해부터 협의를 시작해 구체적인 로열티 계약까지 마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 에쿠스'는 세단형이 3.8ℓ와 4.6ℓ, 리무진급은 3.8ℓ(1억3500만원)와 5.0ℓ(1억4600만원)로 판매중이다. 이를 감안하면 '명품 에쿠스'의 가격은 2억원대를 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쿠스 에르메스'는 양산되기보다 '제네시스 프라다'와 같이 특별한정판 형태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와 에르메스 연구진은 '에쿠스'를 기반으로 에르메스의 품격있는 디자인을 반영하는 형태로 공동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이탈리아 밀라노의 프라다 디자인센터가 협업해 만든 차로, 기존 '제네시스' 고유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내외관 곳곳에 프라다의 디자인 정체성을 반영했다. 아울러 최근 개발한 8단 후륜변속기와 직분사 GDI엔진을 탑재하는 등 동력성능도 개선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프라다'를 600여대 한정판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수입차 공세 승부수=현대차는 이와 함께 다음달 출시되는 신개념 다목적크로스오버차량(CUV) '벨로스터'와 9월에 선보이는 신형 'i30'에 '프리미엄 유스 라벨'(Premium Youth Label)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부여하고 BMW '미니' 등 소형 수입차들과 경쟁을 펼칠 계획이다. 수입차에 호감을 보이는 많은 젊은 고객을 현대차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수입차 전시장에 맞서 영업점 대형화와 테마지점 등 대리점 고급화도 추진한다. 현대차는 수입차 판매가 많은 전국 30개 지역을 선정, 지상 2~3층 규모의 대형 거점을 개설키로 했다. 이밖에 미술관과 대리점을 결합한 '현대차 대치지점 H·아트갤러리'와 같은 테마지점을 서울과 수도권에 추가로 열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카페와 전시장을 결합한 카페형 테마지점을 검토중이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새 브랜드 가치를 안착시키고 성장세를 거듭하는 수입차와 맞서기 위해서는 고급화전략이 필수"라며 "특히 올해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유럽산 수입차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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