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신흥국 부상에 따른 중장기 투자 전략

머니투데이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2011.01.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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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신흥국 부상에 따른 중장기 투자 전략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들이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존 선진국보다 신흥국들의 경제 규모가 더 커지리라는 예상은 이제 더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슈퍼 사이클'의 도래를 선언하면서 신흥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3분의1에서 20년 후인 2030년에는 3분의2로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9%에서 2030년 24%로 높아지는 반면 미국의 비중은 24%에서 12%로 떨어져 20년 뒤 중국 경제의 크기가 미국의 2배가 된다는 스탠다드차타드의 예측은 꽤 충격적이다. 중국은 2020년에 미국을 제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로 등극하고, 인도 역시 2035년 정도에는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국의 급부상은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의 모든 측면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모두가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흥국의 고성장에 따른 중장기 자산투자 전략의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채권의 매력이 감소할 것이다. 기존 선진국보다 두세 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신흥국의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세계 경제 전체의 성장세도 빨라지고 실질 금리와 인플레이션 모두 상승할 것이다. 금융위기로 인해 시장은 금리 상승 우려를 잠시 접었지만 세계 금리의 상승 대세는 지난해 말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과 함께 이미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신흥국 통화가 선진국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은 자명하다. 중국 위안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홍콩에서 거래되는 역외 위안화(CNH) 시장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 인도 루피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밝은 성장 전망에 고금리 매력이 더해지면서 절상 추세를 지속할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2030년 그 규모가 일본을 추월해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달러·유로·엔화는 모두 결정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의 자리를 잃으면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 위치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재정악화 문제 역시 당분간 달러화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을 것이다. 재정통합을 수반하지 않은 단일 통화라는 유로화의 한계 또한 유로화의 위상을 계속 약화시킨다. 엔화의 약점은 일본의 저성장이다. 일본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9%에서 2030년 3%로 급락할 듯하다.

신흥국의 고성장에 따라 상품, 즉 국제 원자재가 유망한 투자처로 등장했다는 말,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구리 등 비철금속, 금 등 귀금속, 석탄, 철강, 석유 등 거의 모든 주요 상품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의 현실적인 조건을 감안할 때 상품시장(현, 선물) 자체보다는 연관 주식(광산주) 혹은 통화(노르웨이, 캐나다 등 선진 산유국 통화)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 관련 산업의 주식 역시 유망해 보인다.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 문제에 훨씬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만약 신흥국이 현재 선진국과 같은 화석연료 의존행태를 보인다면 자원고갈 및 환경파괴 문제는 훨씬 심각해질 것이다.

신흥국의 빠른 성장은 중산층 급증을 가져온다. 2030년까지 약 30억명에 달하는 엄청난 인구가 중산층에 새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산층 급증에 따라 가장 전망이 밝아질 업종은 바로 금융업 주식이다. 중산층이 소비자금융을 새로 접하게 되면서 경제 전체의 신용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신흥국 소비자들은 적절한 빚에 의한 소비 증가라는 좋은 기회를 아직 십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신흥국에서는 금융업의 외형 성장이 전체 경제 성장세를 넘어서게 된다.

세계 교역량 확대에 따라 해운, 항만, 조선 관련 산업도 계속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교역은 물론 신흥국 서로 간의 교역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세계 교역량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경제 성장세를 초과할 듯하다. 컨테이너, 벌크, 유조선/가스 운반선 등 거의 모든 종류에 있어서 선박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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