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원자재·상품 랠리 '심상치 않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0.12.29 15:45
글자크기

금값 다시 1400달러, 구리 30년 최고, 원유, 농산물 '전방위' 랠리

불확실한 금융시장 분위기에 올 한 해 높은 주가를 구가했던 원자재 시장이 올해 마지막 주까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금값은 다시 1400달러를 돌파하며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28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2월 선물은 온스 당 1405.20달러로 마감하며 2주 고점을 기록했다.

이날 금 값 상승 뒤에는 미국 경기지표의 혼조세가 있었다. 소비자기대지수가 예상 외로 악화되고 미국의 20개 대도시권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한 반면 연휴기간 소매매출은 늘어나며 미국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 '안전자산' 금 투자가 반사적으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진루이 선물의 호우 신치앙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이 금 값 상승의 핵심 요소"라며 "미국 경제가 회복되곤 있으나 강력한 모멘텀은 아직 없다는 점이 금의 매력을 부각 시킨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귀금속들은 올해 고공행진을 펼쳤다. 유럽 국가들의 부채 위기와 미국 저금리의 영향으로 금은 연초대비 28% 상승했으며 금보다 저렴한 대안인 은은 올 한 해 77% 급등했다.



조지 게로 RBC 웰스매니지먼트 부사장은 "귀금속은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전통적 투자처"라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내년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들을 추가로 취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고조될 수 있어 인플레 헤지를 위한 투자수요로 금 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킷코 메탈즈의 존 내들러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값 상승 모멘텀의 핵심 동력 중 하나는 바로 금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라며 금 상승세가 '랠리에 의한 랠리'라고 강조했다. 다른 트레이더들이 금을 매수할 것이란 예상을 따른 트레이더들이 덩달아 금을 사들이며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용 원자재들도 달러 움직임에 따라 다소 변동을 보이긴 했으나 원유, 구리 등 대표적 원자재는 강세를 그렸다.


유가는 26개월 고점까지 올랐다. 연휴기간 미국의 소매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어나며 5년 내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데다가 원유 재고가 4주 연속 감소했기 때문이다. 칼 래리 오일아웃룩스앤오피니언스의 사장은 "현재 배럴 당 90달러 부근에 있는 유가는 내년 100달러대로 올라 갈 것"이라며 "수요가 늘고 있어 향후 몇 달 간 유가는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대표적 산업용 금속인 구리도 상승세가 여전하다. 올해 29% 뛴 구리는 28일 장 중 톤 당 9437.5달러를 나타내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에드워드 모스 크레디트스위스 원자재 리서치 대표는 "산업용 금속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구리를 비롯한 금속 가격은 기록적인 고점 상태에 있지만 공급 부족이 심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농산물도 수급불안감에 여전히 강세다. 설탕 값은 중요 생산국의 이상기후에 30년 고점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 ICE에서 원당 선물은 2.2% 뛴 파운드 당 34.39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의 건조한 날씨와 호주의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전 세계 공급량을 제한하며 설탕 값은 연초대비 28% 상승했다.

FC스톤 그룹의 브루노 자네티 컨설턴트는 "연휴시즌으로 인해 거래량이 매우 줄어들었기 때문에 가격 변동 폭이 급격했던 측면이 있지만 설탕 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수수와 대두는 28개월 고점에 올랐다. 미국에 이은 최대 수출국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작황이 이상기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더그 버그먼 어드밴티지으레티더스그룹의 곡물 브로커는 "남미 지역의 작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전 세계 공급이 줄며 수요를 낮추기 위해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매트 저먼 라살르 선물의 금속 트레이더는 "지금은 굉장한 원자재 강세 구간"이라며 "중국이 내수를 부양하고 있고 달러가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데다 경기도 모든 국면에서 회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원자재 랠리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