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들 약진…임원 승진 및 업무 대폭 강화=올해 대한항공 인사에서 가장 특기할 점은 조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 팀장이 상무보로 임원을 단 점이다.
↑한진가 3세들. 왼쪽부터 조원태 전무, 조현아 전무, 조현민 팀장
2년 동안 여객사업본부장에서 근무를 한 조 전무는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경환 경영전략본부장(부사장)의 사임에 따른 인사 조치다. 앞으로 그는 회사의 사업 계획과 전반적인 경영 전략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그 동안 경영전략본부 부본부장을 겸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업무파악에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대신 과거 부사장직급이 하던 업무를 맡게 돼 책임이 더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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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C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은 조 전무는 2003년 한진그룹의 정보통신(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했다. 대한항공 경영기획팀장, 자재부 총괄팀장을 거쳐 여객사업본부장을 맡아 왔다.
조현아 전무도 기내식사업본부장 겸 호텔사업본부장에서 객실승무본부장도 겸하게 됐다. 이로써 조 전무는 기내식 뿐 아니라 승무원 등 기내 객실관련 전 부분을 담당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내년부터 '하늘의 특급호텔'로 불리는 A380도입과 함께 세계 최고의 명품 항공사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내서비스 강화 등의 책임자로 조 전무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조 전무는 A380의 내부 인테리어와 기내 편의시설 구성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9년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한 조 전무는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판매팀장과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을 거쳐 현재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비빔국수와 비빔밥 등 웰빙기내식 메뉴 개발과 한식 기내식 세계화 등 대한항공 기내식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호텔 및 여행 관련 계열사의 경영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계열사 '칼 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맡았고 한 달 뒤엔 한진관광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가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한진그룹이 보수 색채 벗고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면서 "3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발탁인사로 세대교체 단행=대한항공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조원태 전무의 직무 이동으로 공석이 된 여객사업본부장은 우기홍 미주지역본부장(상무A)이 맡게 됐다. 1962생인 우 상무는 19명의 현 대한항공 상무A 중 가장 젊다. 그는 2007년 말 상무B로, 2009년 말 상무A 승진한 바 있다.
대한항공 내 여객사업본부는 조 회장도 경영수업을 받을 당시 거쳤던 곳으로 대한항공 고위 경영진들이 거치는 '필수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강규원 우즈베키스탄사업단장(상무A)도 전무로 승진하면서 화물사업본부장을 겸직하게 됐다. 대한항공 화물부분은 국제 항공 화물 부문에서 2004년 이래 6년째 세계 1위를 고수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창사 50주년이 되는 오는 2019년 세계 항공화물 수송 15년 연속 1위 고수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인사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세대교체 및 대폭 승진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역동적 조직 분위기 형성에 초점을 뒀다"면서 "상무보로의 대거 승진 등 앞으로 대한항공을 이끌어 갈 핵심인재들이 이번에 많이 승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