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쏘나타 800만원↑, BMW는 1200만원↓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10.12.2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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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가격 10년간 최대 60%↑… 과점 구조 문제점 지적

↑10년새 가격이 60% 가까이 오른 현대차 신형 쏘나타(왼쪽)와 오히려 20%가까이 가격이 내려간 BMW 뉴528i↑10년새 가격이 60% 가까이 오른 현대차 신형 쏘나타(왼쪽)와 오히려 20%가까이 가격이 내려간 BMW 뉴528i


일부 국산 승용차 가격이 10년간 최대 60%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도 업체인 현대차뿐 아니라 GM대우와 르노삼성 등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렸다. 반면 BMW와 벤츠 등 수입차들은 인상폭이 국산차에 비해 적거나 10년 전보다 오히려 가격이 내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쏘나타'는 2000년과 비교해 최대 800만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2011년식 신형 쏘나타(YF) 프라임은 2345만원이지만 2000년식 EF쏘나타 2.0 DLX 자동변속기 모델은 1482만원으로 10년 동안 가격인상률이 58%에 이른다. 지난 8월 출시된 신형 '아반떼' 자동변속기차 가격이 1490만원 인 것을 감안하면 10년전 쏘나타 가격과 지금 아반떼가 비슷한 수준이다.



완성차업계는 성능개선과 높은 임금체계로 인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연평균 3%) 및 수입차 인상률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20여 개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수입차와 달리 승용차는 상위 3개 업체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경쟁구조가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최근 승용차를 시장지배력 남용 우려가 높은 10대 산업으로 꼽은바 있다.

준대형차 그랜저도 40%가까운 인상률을 보였다. 현재 판매중인 그랜저에서 가장 저렴한 디럭스의 가격은 2891만원으로 2001년식 Q20 기본형(2100만원)보다 37.7%올랐다.



GM대우와 르노삼성도 현대차와 비슷한 비율로 가격을 올렸다. GM대우 토스카는 자동변속기차가 2032만원부터지만 이전 모델인 2000년식 매그너스 2.0 DOHC는 1510만원으로 10년간 34.6%가격이 상승했다. 경차인 마티즈도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2000년 687만원에서 2010년에는 940만원으로 37%인상돼 인상률에선 중형차보다 높았다. 르노삼성의 주력모델인 SM5도 2001년에는 기본형 모델이 1545만원이었으나 현재는 37.8% 가격이 오른 2130만원(PE트림)에 팔리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 근로자의 시간당 급여 상승률은 세계 최고이며 2000년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률도 만만치 않았다"면서 "이밖에 엔진기술과 첨단안전사양 등 신기술 투자비용도 자동차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입차 가격은 국산차와 거꾸로 가는 흐름이다. BMW 5시리즈는 10년전 보다 1000만원 이상 가격이 내렸다. 2000년 판매된 BMW 528iA는 7980만원이었지만 올해 출시된 뉴 528i는 6790만원으로 20%가까이 인하됐다. 깜찍한 디자인으로 큰 사랑을 받아온 폭스바겐 뉴비틀도 2000년 가격은 35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3370만원으로 130만원이나 가격이 내렸다.


벤츠의 주력모델인 E클래스의 E200의 경우에도 2000년 6490만원에서 2010년 6550만원으로 60만원 인상에 그쳤다. 이밖에 대형세단인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등도 5~10%인상되는데 그쳤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2000년 4000대 규모의 수입차 시장이 올해는 10만대 시장으로 25배 가까이 커지는 등 규모의 경제가 마련되면서 가격이 내려갔다"면서도 "20여 개 이상의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가격인상이라는 카드를 쉽게 빼내지 못하는 것도 수입차 가격인상을 억제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박심수 고려대 교수(기계공학)는 "국산 승용차 가격인상 원인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10년 전과 비교해 동급 승용차 가격이 2배 안팎 상승한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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