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도 주요 프랜차이즈업체의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 중이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본사마다 각 가맹점에 납품하는 식자재 가격에 붙이는 추가비용이 똑같지 않은데도, 왜 최종 치킨판매가는 모두 비슷한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계육협회가 공시한 육계 시세는 상품질의 9~10호(851~1050g)를 기준으로 2831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가격인 3754원에서 약 25% 가격이 빠졌다. 하지만 육계가격은 변동폭이 크고 잦아 이를 프라이드 치킨 시세에 그대로 반영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닭기름을 제거하고 조각내는 등 작업을 거친 10호 닭은 1마리당 가공비용을 포함해 평균 4300원 정도에 납품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치킨에 입히는 튀김옷 값은 1마리당 평균 500원, 양념치킨은 200~300원이 추가된다. 콜라와 무, 소스와 포장박스, 나무젓가락 등이 대략 1500원선으로 알려져 총제조원가는 6000원대 후반~7000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매장임차료, 인건비, 배달비, 가스비 등은 포함되지 않은 순수 제조원가다.
하지만 'BBQ', '교촌치킨', '굽네치킨' 등 브랜드가 있는 프랜차이즈업체는 이보다 제조원가가 올라가게 된다. 10호 닭 원가 4000원에 배송료 목적으로 마리당 500원이 추가되고 광고료 명목으로 마리당 1000원 정도가 추가된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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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재료에도 배송료와 광고료 명목으로 추가 비용이 붙기 때문에 일반 닭집 원가에 평균 2000~2500원이 추가돼 약 8000원대 후반에서 원가가 정해진다. 여기에 개업할 때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에 지불하는 별도 추가비용을 붙이면 가맹 업주들이 생각하는 제조원가가 나온다.
치킨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이에 대해 "자체 브랜드만의 고유한 레시피가 있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 창업 치킨집의 제조원가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 치킨 값 담합 의심받는 이유는…
공정위와 일반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각 프랜차이즈치킨업체마다 치킨의 최종판매가격이 1만5000원 안팎으로 대동소이하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대한 식자재 납품 시 붙이는 광고료 등 추가 비용이 각 브랜드의 규모나 사정에 따라 다 다른데, 왜 최종 치킨판매가는 모두 비슷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대부분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맹점 모집 시 1000~2000만원 정도의 가맹비를 받고, 가맹점에 대한 식자재 납품을 통해 마진을 얻는 시스템이다. BBQ 관계자는 "커피 프랜차이즈와 달리 치킨 프랜차이즈는 생계형 소자본 창업이 대부분이라 매출의 일정비율을 지급하는 것을 꺼린다"며 "이 때문에 가맹점에 대한 식자재 납품을 통해 마진을 얻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많다"고 밝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맹점에게 개별 치킨 브랜드마다 납품하는 식자재 가격이 다르고 각 업체마다 얻는 마진도 다르다면, 치킨 최종판매가도 업체마다 달라져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한 치킨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치킨프랜차이즈도 업체마다 가격이 모두 똑같은 것은 아니고 제품 콘셉트에 따라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싼 제품이 눈에 띄게 되니 모두 다 일률적으로 비싸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