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의 '눈물'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2010.12.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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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검사 죽음에 깊은 슬픔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혼도 많이 내면서 가르치던 아끼는 후배였는데…"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수원지검 강력부 정재윤 검사(31·사법원수원35기)의 안타까운 사망에 눈물을 흘렸다.

윤 차장검사와 정 검사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사법연수원을 졸업하고 임관한 정 검사가 수원지검에서 법조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을 때, 윤 차장검사는 수원지검의 특수부와 강력부, 공안부를 지휘하는 2차장검사였다.



정 검사는 형사1부와 공판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곧 강력부에 배치됐다. 초임검사가 인지부서인 강력부에 배치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임에도 정 검사는 실력을 인정받았던 것. 당시 정 검사를 눈여겨보고 강력부 검사로 발탁한 것이 바로 윤 차장검사였다.

윤 차장검사는 강력수사 전공으로, 성실하게 근무하던 정 검사에게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력부 대선배로서 수사 노하우를 가르치면서 따끔한 충고도 서슴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정 검사 역시 윤 차장검사를 잘 따르며 조직폭력배 소탕에 앞장섰다.



그는 폭력조직 화성연합파 조직원 25명을 검거했고 수원, 용인 일대 사무실과 콘도미니엄 등을 돌며 속칭 '마발이' 도박판을 벌여온 50여명을 검거하는 등 '우수업무사례'에 수차례 뽑힐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 검사는 지난 13일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정 검사는 서울시 목동의 예비신부 집에서 잠을 자던 중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날개를 활짝 펴보기도 전에 찾아온 정 검사의 죽음은 윤 차장검사에게 충격이자 깊은 슬픔이었다.

14일 아침.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라온 수원지검 동료검사의 '추모글'을 읽은 윤 차장검사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바로 옆자리에서 얘기 나누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아침에 출근하니 이 무슨 소리인가요. 내가 잘못 들은 것인가, 당직실 직원 붙잡고 몇 번이나 물어보고 보고서를 보고 나서도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이렇게 꽃다운 청춘에 가실 줄 누가 알았겠나요. 너무 가슴 아픈 전국의 선후배 검사들 마음, 가시는 길에 조금이라도 위안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쓰면 눈물만 나올 것 같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시고 우리를 잊지 마세요."(추모글)

윤 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일 일을 잘해서 강력부에 데려갔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윤 차장검사의 눈은 붉게 부어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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