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10만가구 아래로…"바닥 vs 착시"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0.12.0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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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 부동산시장 살아난다는데…](상)

"아파트 분양시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vs. 지방의 신규 공급량 감소, 분양가 할인 등에 따른 착시현상일 뿐이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만 3년 만에 10만가구 밑으로 감소하면서 분양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분양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시장이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보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5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9만9033가구로 조사돼 전달(10만325가구) 대비 1292가구(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미분양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2007년 10월(10만887가구) 이후 최저치다.



이중 지방의 미분양 물량은 6만9699가구로 전달(7만1124가구)보다 1425가구 줄었다. 지방 미분양이 최고점에 달한 2008년 12월(13만9000가구)과 비교하면 50% 정도 감소했다. 지역별 감소율은 광주가 11.7%로 가장 높고 경남(10.0%) 전북(9.0%) 전남(6.8%) 대전(6.7%) 등이 뒤를 이었다.
미분양 10만가구 아래로…"바닥 vs 착시"


반면 수도권은 기존 미분양이 일부 해소됐지만 서울과 인천에 신규 미분양이 발생, 전달 대비 133가구(0.5%) 증가했다. 경기는 2만2701가구로 한달 전보다 484가구(2.1%) 줄었다.

하지만 서울은 전달 대비 337가구(15.5%) 늘어난 2506가구를, 인천은 280가구(7.3%) 증가한 4127가구를 각각 기록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도 전달 대비 1743가구(3.5%) 줄었다. 수도권은 563가구(6.7%) 증가했지만 지방은 2306가구(5.6%) 감소했다.



이에 대해 진현환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지방업체의 분양가 인하 등 자구노력으로 매달 적게는 수백가구, 많게는 수천가구씩 미분양 물량이 줄고 있다"며 "전셋값 상승으로 중소형 주택 수요가 미분양 주택 등 계약에 나선 것도 미분양 주택이 감소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과거에도 지방 미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깎아줬지만 전혀 팔리지 않았다"며 "최근 분양가 인하 등 요인으로 주택이 팔리는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수도권 미분양주택 증가세가 이어지는 만큼 분양시장이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최근 미분양 감소세는 신규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일부 지방에 국한된 얘기일 뿐"이라며 "전셋값 오름세에도 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팔리지 않는 것은 주택 수요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수석부사장은 "지방의 공급물량이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분양 주택이 줄었다면 의미가 있겠지만 단순히 미분양 수치만 놓고 시장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최근 신규 공급이 늘어난 수도권의 경우 미분양 물량 역시 계속 증가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분양시장이 활황이던 2006년 4724가구에 불과했으나 2007년 1만4624가구로 급증한 데 이어 2008년 2만6928가구, 올 10월 현재는 3만가구에 육박한다.

신규 분양아파트의 청약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청약을 마감한 경기 화성시 조암 '한라비발디'는 634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29명만 접수하는 등 0.046대1의 극히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1일 청약을 마감한 서울 구로구 고척동 '월드메르디앙' 역시 3순위까지 청약자가 10%에도 못미쳤다.

이처럼 최근 수도권에서 공급된 신규 단지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는 물론 입지 등에 비해 턱없이 비싸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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